[서울=뉴시스] 옥승욱 기자 = 한국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 빅3가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고부가 친환경 선박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전기추진선, 자율운항선 등을 개발해 글로벌 시장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지켜 나간다는 방침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 중간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은 화재와 폭발 위험이 전혀 없는 배터리를 활용, 차세대 전기추진선을 개발한다. 이를 위해 지난달 27일에는 세계 최초로 바나듐이온 배터리(VIB, Vanadium Ion Battery)를 개발한 스탠다드에너지와 ‘바나듐이온 배터리 기반의 차세대 선박용 ESS 솔루션 개발’에 대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을 통해 양사는 ▲바나듐이온 배터리 기반의 선박용 고안정성 ESS 솔루션 개발 및 상용화 ▲소형 선박 해상 실증 ▲선급 인증 및 선급 규정 완화 ▲전기추진선·전력운송선 등 차세대 선박 개발에 상호 협력하기로 했다. 한국조선해양은 선박에 최적화된 ESS를 설계해 적용하고, 스탠다드에너지는 바나듐이온 배터리를 제작, 공급한다.
바나듐이온 배터리는 물이 주성분인 전해액을 사용해 화재 및 폭발 위험을 원천적으로 제거할 수 있다. 외부 충격 등으로 인한 열 발생도 거의 없다는 것이 특징이다.
한국조선해양은 스탠다드에너지와 협력해 내년 상반기까지 바나듐이온 배터리 기반 선박용 ㎿급 ESS 솔루션을 개발해 해상 실증 및 선급 승인을 추진하고, 차세대 전기추진선 및 전력운송선의 기본 설계를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최근 자율운항 시험선 ‘단비(DAN-V)’의 명명식을 갖고 미래 선박 기술을 선도하고 입증할 자율운항 시험선 개발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대우조선해양의 자율운항 시험선 '단비'는 경기 시화호와 영종도 서해상에서 실증 작업을 거쳐 지난 연말까지 시흥R&D캠퍼스 내 스마트십 육상 관제센터와 연동해 AR, VR, 원격조종 등 자율운항 및 안전운항 관련 기술을 테스트했다. 단비는 어려움을 극복하고 회사에 단비 역할을 기대하는 임직원의 희망을 담고 있다.
자율운항선은 ‘바다의 테슬라’로 불리울 만큼 해상 운송 패러다임을 바꿀 전도유망한 미래기술의 하나로 손꼽히고 있다. 이 선박은 주변 상황을 인지하고 자율적인 항해가 가능하다.
현재 우리 조선업계는 자율운항과 안전운항을 위한 핵심 기술은 보유하고 있으나 실선 탑재와 테스트 실적이 부족한 상황이다. 대우조선해양은 해당 기술을 실제 시험선에 탑재하고 성능을 입증해 자율운항 핵심기술 역량을 확보해 나가면서 미래 자율운항 선박 시장에 선제적으로 대비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중공업은 친환경 시대를 맞이해 탄소 저감 기술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달 25일에는 국내 친환경 설비전문기업인 파나시아와 LNG 연료 추진선박에 적용 가능한 '선박 탄소 포집 시스템(On board Carbon Capture)' 개발에 성공하고 국내 최초로 한국 선급인 KR로부터 기본 인증(Approval in Principle)을 획득했다.
본 인증은 아민(Amine) 계열의 액체 흡수제를 사용해 선박 엔진이나 발전기에서 연소하는 LNG의 배기가스 중 이산화탄소를 분리·회수하는 친환경 기술이다.
삼성중공업과 파나시아는 현재 조선해운업계에 LNG 연료가 친환경 연료로서 각광받고 있으나 중장기적으로 탄소 중립 실현을 위한 추가 탄소 저감 기술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2020년부터 공동개발을 진행해 왔다.
삼성중공업은 탄소 포집 성능과 기술 신뢰성을 높이는 연구를 지속해 2024년까지 LNG 추진 선박에 최적화된 탄소 포집 기술을 상용화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중공업은 경남 진해에서 파나시아가 구축한 탄소 포집 실증 설비를 통해 기술 성능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지난해 세계 최대 종합화학회사인 독일 BASF(바스프)와 탄소포집 공정 기술 서비스 계약을 체결하는 등 친환경 기술 확보를 위한 사업협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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