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시아 K-축구 삼국지…박항서·신태용·김판곤
라오스 야구 전도사 이만수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에선 중국쇼트트랙 총 감독 김선태
박항서(63)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에서 촉발된 한국 사령탑의 동남아시아 진출이 뜨겁다. 박 감독에 이어 신태용(52) 인도네시아 감독이 성공적으로 안착한 데 이어 최근엔 김판곤(53) 대한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장이 말레이시아 지휘봉을 잡았다.
파울루 벤투 남자 축구대표팀 감독을 데려와 성공적인 세대교체를 이끈 김 위원장은 다음 달 1일 시리아와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8차전 원정 경기를 끝으로 축구협회를 떠나 말레이시아 대표팀에 합류한다.
김 위원장은 2018 축구협회 집행부로 나서 4년간 각급 대표팀을 총괄하며 성과를 냈다.
김학범호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도왔고, 벤투호의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예선 순항에도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행정가로 성공적인 행보를 보였지만, 김 위원장은 항상 현장으로 복귀를 염두에 둔 것으로 알려졌다.
박항서호 베트남과 신태용호 인도네시아에 밀려 토너먼트 진출에 실패한 말레이시아는 한국 지도자를 물색한 끝에 과거 홍콩 무대에서 지도력을 검증받았던 김 위원장을 낙점했다.
K리그행을 원했던 김 위원장은 시기가 맞지 않으면서 말레이시아로 방향을 뜬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의 말레이시아 대표팀 합류로 2월부터 동남아시아에는 3명의 한국 지도자가 활동하게 됐다.
동남아시아 한류 돌풍의 시작은 2017년 박항서 감독이 베트남 성인대표팀과 23세 이하(U-23)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뒤다.
태국, 말레이시아 등에 밀렸던 베트남은 동남아시아 신흥 강호로 급부상했다. 박 감독은 재능있는 어린 선수들을 찾아내 기량을 끌어올렸고, 한국식 훈련을 받은 베트남 선수들은 하루가 다르게 성장했다.
가장 먼저 2018년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주목을 받았다. 또 같은 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4강에 올랐다.
'박항서 매직'의 하이라이트는 2018년 스즈키컵 우승이었다. 베트남이 동남아 월드컵으로 불리는 스즈키컵 정상에 오른 건 무려 10년 만이었다.
이어 2019년엔 동남아시안(SEA)게임에서 무려 60년 만에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예선에선 2차 예선을 준수한 성적으로 통과해 사상 처음으로 최종예선에 진출했다.
2019년 12월 부임한 신 감독은 올 초 끝난 스즈키컵에서 역대 첫 우승엔 아쉽게 실패했지만, 준우승을 차지하며 한국 지도자 '신드롬'을 또 한 번 일으켰다.
당시 스즈키컵 조별리그에서 한국인 사령탑들에 밀려 토너먼트에 오르지 못한 말레이시아가 김 위원장을 우선순위로 지목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
김 위원장이 말레이시아 감독으로 부임하면서 동남아 무대에서 한국인 사령탑 맞대결은 더 잦아질 전망이다.
그리고 박 감독에서 시작된 동남아의 한국 지도자 열풍은 올해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야구 불모지 라오스에 야구를 보급하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참가, 라오스야구협회 설립, 전용 야구장 건설 등을 도왔다.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을 앞둔 빙상 종목에선 2018 평창 대회에서 한국을 이끌었던 김선태 감독이 중국쇼트트랙대표팀 총감독으로 선임돼 적으로 만난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이후 비공식적으로 중국대표팀을 지휘했던 그는 베이징 대회를 앞두고 총감독 타이틀을 달았다.
중국은 김 총감독과 함께 한국과 러시아의 쇼트트랙 전설인 빅토르 안(한국명 안현수)을 기술코치로 선임하는 등 자국에서 열리는 올림픽을 위해 한국 출신 지도자를 적극적으로 수용했다.
박 감독의 지도아래 일본은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선 여자 배트민턴대표팀이 48년 만에 단체전 우승을 차지했다.
비록 2020 도쿄올림픽에선 동메달 1개에 그치는 등 부진했지만, 일본 배드민턴 발전에 오랜 시간 기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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