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상장 첫날 '외국인 매도'에 낙폭 키워
의무보유확약 안 한 외인 주식 650만주 남아
[서울=뉴시스] 류병화 기자 = LG에너지솔루션(LG엔솔)이 이른바 '따상(공모가의 2배로 시초가 형성 후 상한가)'에 실패한 가운데 향후 주가 추이에 관심이 쏠린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물로 아직 650만주(약 3조3000억원)가 더 남아 있어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외국인들은 LG에너지솔루션 주식을 438만2610주를 매도하고 150만9352주를 매수했다. 이에 따른 순매도 수량은 287만3258주다. 거래대금으로는 총 1조4967억원을 순매도했다.
이에 따라 LG에너지솔루션의 주가도 장 초반부터 빠르게 하락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시초가는 공모가(30만원)의 2배에 약간 못 미치는 59만7000원으로 형성됐으나 개장 직후 하락하기 시작했다. 한 때 45만원까지 내려가기도 했으나 50만5000원에 장을 마쳤다.
외국인들이 매물을 쏟아낼 수 있었던 것은 의무보호확약이 없었기 때문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외국인들에게 총 1285만6250주를 배정했다. 이 중 72.9%에 달하는 937만7750주는 의무보호 미확약이다. 이를 감안하면 외국인들은 650만4492주를 더 매도할 수 있는 상황이다. 전일 종가 기준 3조2847억원에 달하는 금액이다.
외국인에게 배정된 주식수 가운데 15일의 의무보유확약을 신청한 주식수는 1만9000주(0.1%)이며 1개월을 신청한 곳은 109만1500주(8.5%)로 나타났다. 3개월 의무보호 확약은 하나도 없었으며, 6개월 의무보호확약은 236만8000주(18.4%)이다.
반면 국내 기관은 대부분이 6개월의 의무보호확약을 신청했다. 운용사는 배정된 주식수의 68%인 378만1567주가 6개월 의무보호확약이었으며, 연기금·은행·보험도 배정 주식수 334만1422주(86.4%)가 6개월 의무보호확약이었다.
의무보호확약이 걸려 있는 기관들은 대거 매수에 나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연기금은 LG에너지솔루션을 무려 2조1062억원어치를 사들였다. LG엔솔이 SK하이닉스를 제치고 코스피 시가총액 2위로 직행하면서 연기금들이 LG엔솔을 대거 포트폴리오에 편입한 것으로 보인다.
주가가 '따상'에 오르지 못하는 등 예상보다 부진한 모습을 보였으나 LG에너지솔루션은 SK하이닉스를 누르고 단숨에 국내 증시 시가총액 2위로 직행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시가총액은 공모가 기준 70조2000억원에서 118조1700억원으로 불었다. 기존 2위였던 SK하이닉스(82조6283억원)를 약 35조원 격차로 제치고 삼성전자(425조6455억원)에 이어 코스피 투톱에 오르게 됐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전기차(EV) 배터리 상위 업체의 공격적인 증설에 힘입어 시장이 점차 과점화로 진행되고 있어 더 높은 협상력을 가지게 되는 선순환 구조에 진입할 것"이라며 "향후 추가리콜이나 밸류에이션 디레이팅 가능성이 있으나 주가 변동성을 제외한다면 즉각 당면할 위험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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