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2위 비트코인 채굴국가
이달 초에도 시위 여파로 채굴 중단
[서울=뉴시스]이주혜 기자 = 세계 2위 비트코인 채굴국 카자흐스탄이 이달 말까지 비트코인 채굴업체의 전력을 차단한다. 앞선 시위 사태로 채굴이 중단된 지 한 달도 지나지 않아 재차 중단되는 것이다.
26일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카자흐스탄 송전망공사(KEGOC)는 24일부터 31일 자정까지 암호화폐 채굴업체에 전력 공급을 완전히 차단한다고 밝혔다.
카자흐스탄의 이번 조치는 겨울철 전력 수요 증가로 인한 정전 사태를 우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전날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과 키르기스스탄 등 중앙아시아 국가들의 주요 도시가 정전을 겪었다. 세 국가의 전력망은 연결돼 있으며 해당 전력망은 카자흐스탄 KEGOC가 관리한다.
코인데스크는 에너지 상황이 KEGOC가 개선되면 채굴업체들에 대한 전력 공급 제한 철회를 고려할 것이라고 전했다.
카자흐스탄은 미국에 이은 세계 2위 비트코인 채굴 국가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대안금융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8월 기준 카자흐스탄의 해시레이트(비트코인 채굴에 필요한 연산능력) 점유율은 18%를 차지했다. 지난해 5월 중국이 암호화폐 채굴을 전면 금지하자 지리적 근접성과 저렴한 전기요금 탓에 채굴업체들이 몰려들었다. 이에 전력 소비량이 증가하면서 지난해 10월에는 6개 지역에서 정전이 발생하기도 했다.
비트코인 상위 채굴국인 만큼 카자흐스탄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적지 않다. 이달 초 에너지난으로 인해 카자흐스탄에서 시위가 발생하면서 인터넷이 차단되자 비트코인 해시레이트가 급락했다. 이에 비트코인 가격은 한때 8% 넘게 급락하면서 3개월만 최저치를 기록했다. 해시레이트가 높아지면 연산 처리량이 많아져 채굴난이도가 올라가고 공급량이 줄면서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는 경향이 있다.
최근 비트코인 채굴 점유율 상위 국가에서 채굴자들은 잇달아 악재를 겪고 있다. 비트코인 3위 채굴국인 러시아에서는 중앙은행이 금융 안정성, 국민 복지, 통화 주권 등을 이유로 자국 내에서 암호화폐의 사용과 채굴을 금지할 것을 20일(현지시간) 제안했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암호화폐 채굴이 막대한 에너지를 소비한다며 환경 정책에 해롭고 에너지 수급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짚었다. 러시아는 전 세계 비트코인 채굴량의 약 11.2%를 차지한다.
한편 암호화폐 데이터 분석업체 아케인리서치는 연초 발표한 올해 전망 보고서에서 "전력망이 약하거나 에너지 공급이 부족한 국가에서 비트코인 채굴을 금지하는 경우가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이란, 코소보 등도 이달 초 암호화폐 채굴로 인한 전력난을 우려해 채굴을 금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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