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미사일 전문가, 북한 공개 화상 등 토대로 분석
"선회기동능력 약해 기동탄두재진입체(MaRV) 가능성"
BGV는 두차례 시험발사 만으로 완성 어려워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북한이 1월에 2차례 시험 발사한 미사일과, 지난해 9월 시험 발사한 화성8호 미사일은 북한 주장과 달리 부스트활공비상체(BGV)로 알려진 '극초음속 활공체'가 아니라 기동탄두재진입체(MaRV)인 것으로 보인다고 미국의 미사일 전문가가 밝혔다.
미 국무부에서 비확산 부차관보로 일했던 반 H. 반 디펜은 북한 전문매체 38노스(38NORTH)에 기고한 글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북한은 지난 12일 발표한 성명에서 전날 김정은 총비서 참관 아래 진행된 미사일 시험이 "최종 시험 발사"였으며 "극초음속 무기 시스템의 전반적인 기술적 특성을 최종 확증하기 위한 것"으로 "극초음속활공비행전투부의 뛰어난 기동능력이 더욱 뚜렷이 확증됐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디펜은 지난 5일과 11일 및 지난해 9월의 미사일 시험 발사 장면을 비교하면서 다음과 같이 분석했다.
우선 1월 발사한 미사일의 페이로드는 북한 주장과 달리 BGV가 아닌 MaRV일 가능성이 더 크다.
지난 11일 발사한 미사일의 페이로드에 대해 북한은 BGV로 불리는 "극초음속 활공체"라고 표현했으나 북한이 공개한 사진에 나타난 비행궤적(일본의 분석과 일치한다)에 보이는 "선회기동"이 상대적으로 완만한 점과 북한이 두번째의 미사일 발사를 최종 시험이라고 표현한 점을 볼 때 MaRV의 페이로드일 가능성이 크다.
MaRV는 BGV에 비해 조종성이 약하며 기술적으로도 덜 어렵기 때문에 시험발사 필요성도 적다. 이와 관련 북한이 지난해 9월 시험발사한 BGV를 "극초음속 활공 탄두부"라고 표현한 것이 주목된다. BGV나 MaRV, 기존의 재진입체 모두 1월 시험발사에 사용된 크기의 부스터에서 발사하는 경우 "극초음속"이 된다.
두번째로 부스터 로켓은 준중거리탄도미사일(MRBM)이다. 화성-8호와 1월에 발사한 두 미사일 모두 동일하거나 유사한 부스터 로켓을 사용하고 있다.
이 부스터 로켓은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사거리 3000~5500km)인 화성-12호의 사거리를 줄인 것으로 보인다. 지난 11일 발사에서 비행거리 1000km, 고도 60km, 마하 10 속도, 240km 선회기동한 것을 함께 평가할 때 부스터 로켓이 기존의 재진입탄두를 표준적인 "최소 에너지 궤도"로 더 멀리 보낼 수 있는 MRBM(사거리 1000~3000 km)인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셋째로, 새 미사일의 개발이 어디까지 진전됐는지 확인되지 않고 있다.
북한은 새 미사일 시험이 완료됐다고 밝혔다. 북한은 기존에도 미국이나 러시아, 중국보다 시험발사를 적게 한 뒤 실전배치해왔다.
북한의 발표에 따르면 새 미사일의 부스터가 1월의 2차례 발사와 지난해 9월 화성-8호 발사 모두에서 성공한 것으로 보이며 "실전 배치가 가능"하다.
위에서 밝힌 페이로드를 감안할 때 2차례 시험발사로 개발을 완성할 수 있는 것은 BGV보다는 MaRV일 가능성이 크다. 북한은 KN-18 스커드를 변형한 MaRV 개발 경험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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