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범행 주도했음에도 모든 책임 부하직원에 전가해 죄책 나빠"
지난해 10월 허가한 보석 취소…형 최종 확정되면 국회의원 직 상실
이 의원은 그동안 재판 과정에서 "범행을 주도한 사실이 없고 회사에 재산상의 손해를 끼친 사실이 없다"고 주장해왔으나 법원은 이 의원의 혐의 대부분을 유죄로 인정했다.
전주지법 11형사부(부장판사 강동원)는 12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횡령), 업무상 횡령, 정당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이 의원에 대해 징역 6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또 지난해 10월28일 허가한 보석을 취소하고 이 의원을 법정구속했다.
선출직 공무원인 이 의원은 이 형이 확정되면 직을 상실한다.
이 의원은 크게 네가지 혐의로 기소됐다. ①이스타항공 주식 524만2000주를 이상직 자녀들이 주주인 이스타홀딩스에 주당 2000원 내외로 저가에 매도해 437억원 상당의 손해를 가한 혐의 ②계열사 간 부실채권을 이용, 채권 가치를 상향 평가한 후 이를 조기 상환하는 방법으로 '액수 미상'의 재산상 손해를 입힌 혐의 ③이스타항공 및 계열사 자금을 횡령하거나 법인카드를 개인적으로 사용해 피해 회사들에 58억원 상당의 손해를 끼친 혐의 ④시·도당 하부조직의 운영을 위해 지역위원회 사무소를 둔 혐의 등이다.
◇이상직 "이스타항공 그룹 경영에 관여 안했어…짜 맞추기식 기소" 주장
그동안 이 의원은 재판 내내 공소사실을 대부분 부인하면서 국회의원이나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으로 재직하는 동안에는 이스타항공 그룹 경영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주장을 펼쳐왔다.
또 국회의원 경선에서 떨어져 이스타항공 회장으로 복귀한 이후에도 전문 경영인에게 경영을 맡겼기 때문에 공모공동정범에도 해당하지 않으며, 재산상 손해 발생, 임무위배행위, 불법영득의사 등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 의원 측 변호인은 최후 변론을 통해 "이 사건 범행으로 회사에 재산상 손해가 있었다고 보기 어려워 배임에 해당하지도 않고 배임 공동죄를 물을 수도 없다"면서 "채권 양도 및 채무 조기 상환은 적법한 과정을 거쳐 이뤄진 것인데도 (검찰의 기소는) 이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짜 맞추기식 기소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최후 진술에서 "이스타항공 창업주로서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던 상황들이 저의 과오라는 점을 인정한다"며 "공판 과정에서 저의 진술은 모두 진실에 근거해 한 치의 거짓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저가항공사를 위해 몸 바친 저의 노력이 곽상도 의원을 비롯한 야당의 정치공세의 한 도구로 사용된 작금의 상황이 개탄스럽다"며 "각종 의혹과 음해로부터 저의 억울함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선처해달라"고 호소한 바 있다.
◇"이상직, 절대적 권한·지배력 악용한 범죄…그룹 총수 경제범죄 시 무거운 책임져야"
하지만 재판부는 이 의원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스타항공 그룹의 설립 경위와 지배 구조, 임직원 등의 진술에 따라 이 의원이 그룹 계열사의 사실상 실질적 운영자로서 최종 의사 결정권자 역할을 하는 등 범행을 공모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봤다.
강 부장판사는 "이스타항공 주식 거래는 피고인이 자녀들만이 주주인 이스타홀딩스가 이스타항공의 대주주가 되기 위한 방편으로 이뤄진 것이고, 피해 회사들은 주식을 매도할 경영상의 필요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식의 시장 거래가격을 주당 2000원 내외로 형성시킬 목적으로 인위적인 주식 거래를 계획·실행했고, 이스타홀딩스가 피해 회사들로부터 이스타항공 주식을 매수할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사모펀드에 이스타항공 주식을 1주당 1만376원에 매도한 거래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또 232억원 상당의 채권 조기 상환에 대해서는 피고인 등의 개인적 이익을 위한 것으로 이스타항공은 채권을 변제기 전에 상환할 이유가 없는데도 부당한 금액으로 채권의 현재 가치를 실제보다 과다하게 평가받아 상환금액을 정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계열사 자금 횡령과 법인카드 사용으로 인한 범행 및 정당법 위반도 관련자들의 진술 등 증거에 근거해 모두 유죄로 판단했다.
양형에 대해서 재판부는 "피고인이 이스타항공의 창업자이자 총수 지위로 절대적인 권한과 지배력을 악용해 기업을 사유화했다"며 "위법한 방법으로 이스타항공을 비롯한 계열사의 자산을 불법적으로 유용해 자신과 가족·친지들이 거액의 경제적 이익을 취하도록 한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범행에 구체적으로 가담했음에도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기는커녕, 모든 책임을 부하 직원들에게 돌리면서 검찰의 표적수사 희생양처럼 변명하고 있다"며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관련 회계자료 등을 인멸하거나 허위자료를 제출하는 행위도 일삼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과거의 경험을 돌이켜보면, 재력이 있는 그룹 총수들의 경제 범죄에 대한 관대한 처벌은 그들의 탐욕과 탈법 운영을 방관하는 요인으로 작용해 왔음을 부인하기 어렵다"며 "피고인이 이스타항공 그룹 전체에 절대적이고 막강한 권한을 불법적으로 행사해 재산상의 이익을 취한 사실이 드러난 이상, 그에 상응하는 책임이 따라야 할 것"이라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이날 범행에 가담한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진 이스타항공 재무팀장이자 이 의원 조카인 A씨에게 징역 3년 6월을, 최종구 이스타항공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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