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대는 동사다" 팔레스타인 시위 피켓 공유
이스라엘 정부 관계자, SNS 통해 불만 토로
게시물 좋아요 120만 개 이상, 지지 이어져
[서울=뉴시스]이진경 인턴 기자 = 최근 영국 유명 배우 엠마 왓슨이 소셜미디어(SNS)에 공유한 친(親)팔레스타인 게시물을 두고 이스라엘 인사들이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5일(현지시간) 미국 CNN 등에 따르면 엠마 왓슨이 지난 3일 인스타그램에 "연대는 동사다(Solidarity is a verb)"라는 문구가 담긴 사진을 게시했다. 이에 해당 게시물이 팔레스타인 지지인 동시에 반유대주의 표명이라며, 일부 이스라엘 정부 관계자들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사진과 함께 엠마 왓슨은 영국 페미니스트 철학자 사라 아메드를 인용해 "연대는 우리의 투쟁이나 고통·희망·미래가 모두 똑같은 것이라는 의미가 아니다. 우리가 같은 감정이나 같은 삶·육체를 갖지 않더라도, 공통의 기반에 살고 있음을 인지하고 헌신하며 행동하는 것이 연대"라고 게시했다.
엠마 왓슨이 공유한 사진은 지난해 5월12일 시카고에서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 중 포착된 피켓으로, '배드 액티비즘 컬렉티브(Bad Activist Collective)'단체가 최초로 SNS에 게시했다. 당시 팝 가수 두아 리파, 모델 벨라 하디드 등 해외 유명인사들이 이를 공유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해당 피켓을 든 시위대는 지난해 5월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폭격을 규탄했었다. 가자지구는 지난해 말 팔레스타인 중앙 통계국(PCBS) 자료 기준 팔레스타인인 210만 명가량이 거주 중인 팔레스타인 통치 지역이다.
이에 대니 다논 전(前) 유엔(UN) 주재 이스라엘 대사는 트위터에 엠마 왓슨의 게시물을 공유하며 "반유대주의로 그리핀도르에 10점 감점"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엠마 왓슨이 출연한 영화 해리포터 시리즈의 유명 대사를 패러디한 것이다.
이어 길라드 에르단 현(現) 유엔 주재 이스라엘 대사도 트위터에 해당 게시물을 올리고 "소설 (속 마법)이 해리 포터에선 통할지 모르나, 현실에서는 안 통한다"라며 "만약 통했다면 (여성을 억압하고 이스라엘의 전멸을 바라는) 하마스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폐해를 마법으로 없애버렸을 것이다. (그랬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반면 레아 그린버그 인디비저블 프로젝트 공동 이사는 대니 다논의 트윗을 두고 "팔레스타인인과 연대를 차단하기 위해 기본적인 표현마저 가로막으려 한다"라며, 이는 "반유대주의를 악의적으로 무기화한 발언"이라고 규탄했다. 인디비저블 프로젝트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 반(反)해 설립된 비영리단체이며, 그린버그는 2019년에 타임지 선정 가장 영향력있는 인물 100인에 오르기도 했다.
미국 뉴욕 NBC와 MSNBC에서 활동 중인 이집트 태생의 저널리스트 아이만 모헬딘도 해당 트윗은 "인스타그램에 팔레스타인인과의 연대를 언급하는 어렴풋한 사진 하나 올린 것으로 반유대주의자라 낙인찍는 것"이라며 비난했다.
한편 지난해 글래스고에서 개최된 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엠마 왓슨이 환경보호 운동가들에게 인스타그램 계정 접근 권한을 줬다고 알려져 있다. 왓슨의 SNS 자기 소개란을 보면 여전히 "익명의 페미니스트 단체에 장악된 상태"라고 쓰여있다.
논란을 빚은 엠마 왓슨의 SNS 게시물은 6일 기준 좋아요 120만 개 이상을 기록하며 지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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