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남해군 창선섬과 남해섬을 연결하는 지족교 다리 밑 지족해협 물목에는 멸치잡이를 위한 ‘죽방렴(竹防簾)’이 자리를 잡고 있다.
고려시대부터 사용돼 온 원시 어업도구인 죽방렴은 수심이 얕고 물살이 빠른 개펄에 대나무와 참나무를 V자 모양으로 벌려가며 촘촘히 박아 놓은 전통식 ‘어전(漁箭)’이다.
물살을 따라 이동하는 멸치 떼나 고기를 한 곳으로 몰기 위해 물살 반대방향으로 벌려놓은 ‘가지’를 따라 모인 멸치가 살아있는 채로 계속 헤엄칠 수 있도록 만든 원모양의 ‘통’. 이 통에 한 번 들어온 멸치나 고기는 빠져나갈 수 없다.
‘새발’ 등으로 구성된 죽방렴은 남해군을 통틀어 23개 밖에 없는 찾아보기 힘든 전통식 어구로, 죽방렴으로 잡은 멸치만이 ‘남해 죽방멸치’라는 이름을 쓸 수 있다 .
경남 남해군은 해양수산부가 삼동면 지족해협에 위치한 ‘남해 죽방렴 어업’을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의 세계중요농업유산제도(GIAHS) 등재 신청 대상으로 선정했다고 4일 밝혔다.
국내에서는 완도 청산도 구들장 논, 제주 밭담 농업시스템, 하동 전통차 농업시스템, 금산 전통 인삼농업 시스템 등 농업분야 4건이 세계중요농업유산으로 등재됐다.
어업분야에서는 제주 해녀어업 시스템이 2018년 12월, 섬진강 재첩잡이 손틀어업이 2020년에 등재를 신청한 뒤 심의가 진행 중이다.
남해 죽방렴(竹防簾)어업은 물살이 빠르고 좁을 물목에 조류가 흘려 들어오는 쪽에 V자형 나무로 만든 말목과 대나무발을 설치하여 물고기가 빠져 나가지 못하게 하는 전통 어업방식이다.
고려시대부터 이어져 온 전통어법으로 현재 지족해협 내 23개가 보존되어 있다. 남해 죽방렴은 역사성과 차별성, 우수성, 자연 생태적 가치 등 보전가치를 인정받아 2015년12월21일 ‘국가중요어업유산’제3호로 지정됐다.
세계중요농업유산 등재여부는 GIAHS 기술위원의 서류평가와 현장방문, 세계중요농업유산 집행위원회 심의 등의 절차를 거쳐 최종 결정된다.
남해군 관계자는 "앞으로도 우리 어촌에 계승되는 어업 자산들을 적극적으로 발굴해 그 가치와 중요성을 널리 알리는 데 힘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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