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완생]"어, 정년 지났네" 뒤늦게 인지…퇴직해야 하나?

기사등록 2022/01/01 10:01:00

법정 정년 만 60세 도래하면 회사가 정년도래 통보

만 60세 맞는 생일이 정년 퇴직일…해고와는 달라

정년 이후엔 기간제로 근무 가능…기간 제한 없어

[그래픽=뉴시스]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 15년째 수도권 소재 중소 제조업체에서 장기 근속해온 A씨. 얼마 전 자신의 정년 60세가 이미 지났다는 사실을 알고 고민에 빠졌다. 회사는 아직까지 모르는 상황. 처자식을 생각하면 계속 일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은데, 혹여나 정년이 지나 일자리를 잃을까 고심에 빠졌다.

정년 제도란 근로자가 일정 연령에 이르면 노사 의사와 관계없이 근로관계가 종료되는 제도다. 현재 법정 정년은 만 60세로 정해져 있지만, 100세 시대를 바라보는 시점에서 A씨와 같이 계속 근로를 희망하는 근로자도 적지 않다.

A씨와 같이 노사가 정년을 인지하지 못한 채 계속 근로가 이뤄진 경우, 정년이 도래함에 따른 통보 절차, 또 정년 이후에도 계속해서 근로하는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법적 쟁점을 살펴보자.

먼저 정년은 법적으로 만 60세로 정해져 있지만, 기업별로 이보다 높은 연령을 정년으로 정했다면 해당 기준을 적용하면 된다. 만약 만 60세보다 낮은 연령을 정년으로 정했더라도 법정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

먼저 정년이 도래하는 시점은 언제일까.

정확히 말하면 만 60세가 도래하는 날이 정년이므로, 정년 퇴직일은 만 60세 생일을 맞는 날이라고 알아두면 된다.

정년이 도래했다면 회사는 근로자에게 정년 도래 통보를 해야 한다.

일부에선 정년이 해고와 마찬가지로 근로계약 종료를 전제로 하고 있어 정년 통보 역시 30일 이전(해고 예고 기준)에 근로자에게 알려져야 한다고 오해할 수 있지만, 정년 만료 통보는 해고와 성격이 다르다.

해고는 사용자가 근로자의 의사에 반해 일방적으로 근로관계를 종료시키는 행위를 뜻하지만, 정년의 경우 만료와 함께 근로관계는 자동으로 종료된다. 이 같은 사실을 알려주는 통지의 개념에 가깝기 때문에 해고 예고와 같은 30일 이전 기준은 적용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A씨와 같이 정년이 도래한 줄 모르고 계속 근무한 경우 고용은 유지될까.

법원에선 대체적으로 이 경우 고용이 유지될 수 있다고 봤다.

회사가 정년을 통보하지 않고 근로자가 상당 기간 근무한 경우 묵시적인 근로계약 갱신이 일어난다고 본 것이다.

이때 갱신된 계약은 근로자의 정년이 지난 시점에서 맺어졌기 때문에 기간의 정함이 없는 계약이 되고, 또다시 정년 만료를 통보한다면 해고가 된다고 본 것이다. 이에 따라 회사는 근로자를 해고하기 위해선 징계 또는 신체적 문제 등 정당한 해고 사유가 있어야만 계약 관계를 종료할 수 있다는 게 대체적인 판결이다.

정상적인 정년 만료 통보 절차를 거치고 계속해서 일하는 것은 가능할까.

물론 가능하다. 만약 회사가 정년이 지난 근로자와 계속해서 고용 관계를 이어가는 경우 촉탁직 근로계약을 맺게 되는데 이는 법적으로 기간제 근로계약으로 볼 수 있다.

현행 기간제법 및 단시간 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은 기간제 근로자를 2년 이상 사용할 경우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 즉 정규직으로 전환토록 하고 있는데 정년이 지난 근로자는 이와 관계없이 계속해서 기간제 근로계약을 맺을 수 있다.

정년 만료로 인한 퇴사 또는 촉탁직으로 근무한 뒤 기간 종료에 따른 퇴사 근로자 모두 고용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점도 유의하자. 현행 실업급여 수급 사유에선 이 같은 사유 모두 허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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