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친노 代母에 부채감…尹 검찰과 대립 상징성도
'이재명 비토' 여전한 강성 친문 달랠 대통합 역할
중도층과 보수층 외연 확대에는 소구력 약화 우려
[서울=뉴시스]정진형 기자 = 친노 대모(代母)로 불리는 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24일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특별사면 조치로 복권되면서 향후 역할에 관심이 쏠린다.
이해찬 전 대표가 '진영 총동원령'을 내린 상태에서 여권 핵심 지지층의 신망을 받는 한 전 총리도 이재명 후보 지원사격에 나설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이 후보에 호의적이지 않는 강성 지지층에겐 도움이 되겠지만 중도층과 보수층으로 외연 확장에는 소구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에 따라 한 전 총리는 여권 대통합의 상징적 역할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법무부는 이날 브리핑을 통해 2022년 신년 특별사면·복권 대상에 한 전 총리가 포함됐다고 발표했다.
한 전 총리는 지난 2007년 고(故) 한만호 전 한신건영 대표에게 9억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지난 2015년 8월 징역 2년에 추징금 8억8300만원을 선고받아 복역했고, 피선거권도 2027년까지 10년간 박탈됐으나 이번에 복권된 것이다.
여권은 한 전 총리를 정치검찰의 희생양으로 보는 기류가 지배적이다. 검찰 수사팀이 2011년 재판 당시 재소자들에게 허위 증언을 사주했다는 '모해위증 교사' 주장이 나오자 기다렸다는 듯 재수사를 요구한 것이 대표적이다.
과거 이재명 후보도 한 전 총리에게 우호적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자신의 대법원 판결 전인 지난해 5월 여권 일각의 재심 청구 주장에 호응해 "무죄를 유죄로 만들려는 검찰의 위증교사는 오히려 진실에 가깝다"며 "동병상련인 한 전 총리 재심 운동을 응원한다"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여기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검찰총장 시절 해당 진정을 서울중앙지검 인권감독관실에 배당해 대검 감찰부 조사를 막았다는 '모해위증교사 수사 방해'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한 전 총리에 대한 부채감 외에도 여권이 이 사건을 둘러싸고 대선 경쟁자인 윤 후보와 검찰을 비롯한 보수진영과 정면 충돌할 수밖에 없는 상징성이 있는 이유다.
이에 따라 여권 일각에선 한 전 총리의 등판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낙연 전 대표와 화합 무드를 연출하고, 친문 인사들을 선대위 전면에 배치해도 일부 강성 친문 지지층 '이재명 비토'가 여전한 만큼 신망이 높은 한 전 총리가 여권 대통합의 마중물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인 셈이다.
한 전 총리 재수사를 놓고 검찰과 윤 후보에게 반감을 가진 강성 지지층의 결집도 기대해볼 수 있다.
한 전 총리도 누차 정권 재창출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지난해 12월 노무현재단이 진행한 '2020 후원회원의 날' 특집방송에 나와 지난 이명박·박근혜 정권을 "10년의 단절"이라 규정한 뒤 "(정권을) 상당기간 계승하는 게 좋다. 그게 우리의 목표가 돼야하지 않겠나"라고 말했었다.
다만 이 후보와 지도부는 조심스런 기색이 역력하다. 선대위 공보단장인 친문 박광온 의원이 페이스북을 통해 "한 전 총리는 거짓과 맞서 오랜 시간 인고의 시간을 보냈다"며 "총리님의 복권을 환영한다. 결국 진실이 모함과 공작을 이겨낸다"고 환영 메시지를 낸 것과 대조적이다.
조승래 대변인을 통해 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 입장을 전한 이 후보는 한 전 총리에 대해선 언급을 아꼈다. 송영길 대표도 "사면 결정을 존중한다"면서 원론적 입장을 밝혔을 뿐이다.
조 대변인은 한 전 총리의 역할에 대한 질문을 받고서도 "어떤 역할을 할지 논의되거나 고민되거나 검토된 바 없기 때문에 말씀드릴 수 없다"고 즉답을 피했다.
한 전 총리가 올해 77세로 고령인 만큼 여권 대통합의 상징적 역할에 머무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강성 지지층'에만 소구하다가 자칫 중도층의 반발을 부를 수 있다는 우려도 감지된다.
민주당 관계자는 뉴시스에 "한 전 총리 본인도 정치적 행보에 저어하고 있다"며 "고령인 한 전 총리가 선거 전면에 나서는 건 불가능하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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