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핵관' 놓고 이준석·장제원 갈등…野 내홍 심화

기사등록 2021/12/23 11:28:39 최종수정 2021/12/23 13:17:43

이준석, 장제원 겨냥 "부산 벗어나지 마라"

장제원 "모욕적 인신공격에 할 말 없겠나"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당무를 거부하고 부산을 방문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일 부산 지역구 사무실(부산 사상구)을 격려차 방문해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국민의힘 당대표실 제공) 2021.12.0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준호 기자 = 국민의힘이 선대위 내분 사태의 진원지인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후보측 핵심 관계자)의 늪에 빠져 내홍만 심화되고 있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 그립을 강하게 잡고 선대위 기강잡기에 나섰지만, '윤핵관'을 둘러싼 이준석 대표와 장제원 의원 간 갈등이 격화하면서 내홍이 심화하고 있다. 선대위 주도권을 놓고 권력투쟁이 벌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온다.

이준석 당대표는 23일 한 언론 인터뷰에서 '윤핵관'에 대해 "선대위 조직도에 없는 사람이라서 문제"라며 "(그 사람은)부산을 벗어나면 안 된다. 부산을 벗어나면 전 국민이 제보해야 한다"며 윤 후보의 최측근인 장제원 의원에 견제구를 날렸다. 백의종군을 선언하고 선대위 활동을 하지 않고 있는 장 의원이 여전히 '윤핵관'으로서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불신을 내비친 것이다.

이 대표는 KBS라디오에도 출연해 얼마 전 선대위를 공개 비판한 장 의원의 글을 두고 "전혀 선대위에 참여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 장제원 의원께서 저도 모르는 얘기를 내놓기 시작한다. 장제원 의원께서 굉장히 정보력이 좋으시거나 아니면 핵심 관계자임을 선언하신 것"이라며 "선대위 내에 아무도 모르는 내용들을 그렇게 했다는 건 무슨 정치장교인가"라고 따졌다.

이에 장제원 의원은 "참고 또 참겠다"는 무대응 기조로 대응했다. 장 의원은 SNS에 "대응하지 않겠다"며 "지금은 오로지 정권교체와 윤석열 후보만을 생각해야 할 때이다"라고 썼다. 이어 "모욕적 인신공격에 대해 왜 할 말이 없겠는가. 그러나, 대선을 70여일 앞 둔 엄중한 시기에 당이 진흙탕 싸움에만 빠져있는 모습을 국민들께 보여드릴 수는 없다"며 "민주당만 이로울 뿐"이라고 말했다.

장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감정적인 인신공격에 대해서 대응하면 진흙탕 싸움 밖에 안 된다"며 "윤핵관의 실체가 무엇인가? 익명의 뒤에서 비판한다? 제가 익명의 뒤에서 비판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윤핵관'의 실체를 부정하는 견해도 있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CBS라디오에서 "제가 보기에 윤핵관이라는 말을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소수"라며 "그렇게 지목하고 주장하면서 저 사람들이 없어져야 당이 잘 된다고 지목하고 이야기하는 사람도 과연 당내에 몇 명이 되는지 모르겠다"고 의구심을 나타냈다.

김 최고위원은 또 윤핵관에 대해 "실체가 별로 없다고 본다"면서 "빈집에 들어가서 도깨비 봤다고 소리치고 나오는 것과 똑같다"고 비유했다.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12.09. photo@newsis.com
김은혜 의원도 CBS라디오에서 "윤핵관이라는 분들이 누구인지 모르겠는데 그런 분이 있었다면 지금 이번 일로 윤석열 후보가 김종인 위원장에게 일임을 하면서 선대위 운영을 해달라 전권을 부여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선대위 내분 사태의 원인으로 '윤핵관'을 지목하는 자체가 책임 전가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됐다.

조해진 의원은 MBC라디오에 출연해 "우리 선대위가 기대만큼 잘 안 돌아가고 후보 지지율이 다시 정체 현상을 보이고 이런 것들이 여러 가지 원인이 있는데, 그걸 특정한 하나의 문제에 집중시켜서 그것 때문이라고 책임 전가하는 것 자체가 문제진단이 잘못됐고 옳지 않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특히 그 사람이 적절한 위치에 있지 못한다고 한다면 역할 조정은 필요하지만, 그 사람들만 빼면 문제가 해결될 거야 이런 식의 접근 방식은 정말 잘못됐다"면서 "잘못하면 그게 국민들 눈에 정치투쟁이나 내부 권력 암투, 적전분열이나 자중지란으로 보일 수 있기 때문에 그런 식의 접근 방식은 주의해야 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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