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종전 선언' 추진에 위기감? 유엔사, 윤석열 DMZ 방문에 딴죽

기사등록 2021/12/22 18:52:27 최종수정 2021/12/22 19:12:51

유엔사, 윤석열 백골부대 DMZ 방문 비판

그동안 정치인의 DMZ 방문 비공개 대응

종전선언 추진에 유엔사 위기 느끼는 듯

11일 부산유엔기념공원에서 열린 턴투워드부산 유엔참전용사 국제추모식에서 폴 라캐머라 유엔군사령관이 헌정스피치를 하고 있다. 2021.11.11. (사진=국가보훈처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대로 기자 = 유엔군 사령부(유엔사)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백골부대 방문 과정에서 정전협정 위반 행위가 있었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간 정치인의 비무장지대(DMZ) 방문에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하지 않던 유엔사가 갑작스레 존재감을 드러내면서 그 배경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유엔사는 22일 보도자료를 통해 윤 후보가 백골부대 관측소에서 전투복을 입고 다닌 것이 정전협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위장무늬 전투복과 군사경찰 완장은 유엔사 인원만이 착용하는 것인데 이를 민간인인 윤 후보가 입은 것은 규정 위반이라는 것이다.

이 밖에 유엔사는 윤 후보와 함께 온 인사들이 유엔사 승인을 받지 않았다는 점, 윤 후보 등이 출입이 금지되는 지역에 진입한 점 등을 문제 삼았다.

유엔사의 이 같은 반응에 일각에서는 의아하다는 반응이 나왔다. 그간 많은 정치인들이 전투복을 입고 현장 시찰을 해왔는데 유독 이번에만 공개적으로 비판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것이다.

[서울=뉴시스] 국회사진기자단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0일 강원도 철원 육군 3사단 백골OP(Observation Post, 관측소)를 방문해 북측을 바라보고 있다. 2021.12.20. photo@newsis.com
의문이 확산되자 유엔사는 이번 입장 표명이 정식 보도자료가 아닌 언론 질의에 대한 답변 차원이라고 해명했다. 또 그간 비공식적으로는 공문 등 수단을 통해 민간인의 전투복 착용 등이 규정 위반임을 통지해왔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해명에도 의문점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언론 질의에 대한 답변을 굳이 유엔사 페이스북과 누리집 등에 게시할 필요가 있느냐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유엔사가 비무장지대를 관할하는 기구로서 존재감을 부각시키려 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유엔사는 최근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정부가 종전 선언을 추진하면서 선언이 성사될 경우 6·25전쟁으로 인해 구성된 유엔사가 존재 의미를 상실할 수 있다는 의견이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뉴시스]유엔군 사령부가 지난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인근 캠프 보니파스에서 의무후송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유엔사 페이스북 갈무리) 2021.11.21
북한 역시 한국 정부의 종전 선언 제안 이후 유엔사 해체를 줄기차게 주장하고 있다.

김성 유엔 주재 북한대사는 지난 10월27일 유엔총회 제4위원회에서 유엔사를 겨냥해 "한국에 대한 점령을 합법·영속화하고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정치군사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 김인철 서기관도 지난 11월4일 법률 문제를 다루는 유엔총회 제6위원회에서 "유엔의 명칭이 정치적, 군사적 목적으로 개별 국가에 의해 오용되고 있는 비정상적인 상황은 지체 없이 시정돼야 한다"고 비판했다.

중국도 종전 선언을 계기로 한미 동맹 문제를 거론할 가능성이 있다.

[서울=뉴시스] 유엔군 사령부. 2021.11.16. (사진=유엔군 사령부 누리소통망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한반도에 종전 선언이 이뤄지거나 평화 체제가 수립되면 중국은 한미 동맹의 역할과 주한미군 지위 문제를 거론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중국은 종전 선언과 평화 협정에도 불구하고 유엔군 사령부가 해체되지 않고 주한미군이 주둔할 경우 이에 문제를 제기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엔사는 1950년 6·25 전쟁 당시인 6월26일과 28일 긴급 소집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따라 7월7일 창설돼 북한군, 중국군과의 전투를 지휘했다.

유엔사는 1978년 설립된 한미연합사령부로 한국 국군과 주한미군 지휘권을 넘겼다. 이후 유엔사는 비무장지대를 관리하는 임무에 집중해왔다.

유엔사는 현재 군사정전위원회 가동, 중립국 감독위원회 운영, 판문점에 주둔하는 공동경비구역 경비대대 파견·운영, 비무장지대에 있는 경계초소 운영, 남북 장성급 회담 등 정전협정 관련 임무만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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