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확진자 178명 중 3차접종 5명…모두 경증
백신 무용론…당국 "3차접종 후 오미크론 예방 80%"
중증·사망 예방 80%대 전망…"후천면역도 고려해야"
인체 T세포·B세포 작용 가능…"중증·사망 예방 중요"
[서울=뉴시스] 정성원 기자 = 코로나19 백신 3차 접종 후 오미크론 변이에 돌파감염된 사례가 국내에서 발생한 후 '백신 무용론'이 퍼지는 모양새다. 방역 당국은 3차 접종 후 오미크론 감염 예방효과가 80%로 올라간다는 연구를 들며 즉각 대응에 나섰다.
전문가들도 현재 접종 중인 백신만으로는 오미크론 감염을 완벽하게 막을 수 없다면서도 3차 접종을 통해 중증·사망 예방효과를 끌어올리면서 후천적 면역 효과를 높일 수 있다고 봤다.
21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지난 19일 오후 6시 기준 국내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 178명 중 3차 접종까지 마친 이들은 5명이다.
5명 모두 60대 미만 젊은 연령층으로, 경증 환자다. 5명 중 3명은 1회만 접종해도 되는 얀센 백신을 기본접종한 후 추가접종을 받았으며, 1명은 기저질환을 앓고 있다.
일각에선 오미크론 변이를 막을 수 없다며 굳이 이상반응을 걱정하면서까지 3차 접종을 받을 필요가 없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에 방역 당국은 3차 접종 후 오미크론 변이 감염 예방효과가 80% 수준으로 올랐다는 연구 결과를 내세우며 접종 필요성을 강조했다.
박영준 방대본 역학조사팀장은 "오미크론 (감염 예방효과에) 있어서는 최근에 보고된 영국 자료가 있다. 2차 (접종을) 완료한 백신 종류가 메신저 리보핵산(mRNA)이냐, 바이러스 벡터(전달체)냐에 따라 감염 예방효과가 차이를 보인다는 보고가 있다"면서도 "3차 접종을 했을 땐 모두 감염 예방효과가 80% 수준으로 올라간다고 보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3차 접종 후 오미크론 감염 중증·사망 예방효과에 대해선 추가 연구가 필요하지만, 일부 연구에선 80% 안팎일 것이란 결과가 나왔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지난 16일 3차 접종 관련 대국민 설명회에서 영국 자료를 인용하며 "아스트라제네카, 화이자 백신을 기본접종한 후 화이자 백신을 3차 접종했을 때 오미크론 변이 예방효과가 70~75%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ICL) 연구팀은 최근 3차 접종 후 오미크론 중증 예방 효과를 80~85.9%로 추정했다.
간단하게 T세포는 인체 내로 들어온 바이러스를 인식하고,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를 공격한다. B세포는 바이러스를 무력화하는 항체를 만든다. T세포가 바이러스 공격을 결정하면 B세포가 만든 항체가 공격에 나서는 구조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초기 중국 우한에서 나온 바이러스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백신은 다른 변이 바이러스 감염을 막을 정도로 스펙트럼이 넓지 않다. 인체 면역은 처음 노출된 백신이나 항원과 같거나 유사한 것을 기억해 방어한다"면서도 "항체 면역, T세포 면역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면역 능력을 측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3차 접종으로 항체가가 높아지는 동시에 백신 접종 또는 감염으로 얻는 '후천성 면역'의 핵심인 T세포와 B세포가 작동하면서 오미크론을 식별하고, 감염되더라도 중증·사망 위험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보여진다.
단, 오미크론 변이의 실제 중증·사망 위험도는 추가적인 근거가 필요하다는 게 중론이다. 오미크론 변이 자체의 병독성이 약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백신 접종자, 재감염자, 미접종자 등 다양한 이들이 감염된 후에 나타난 증상 등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정보가 더 많이 확보될 때까지 불확실성이 높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접종을 마쳐도 면역력이 잘 형성되지 않는 면역 저하자, 요양병원·시설 입원·입소자, 고령층은 3차 접종을 통해 추가 면역 확보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천은미 이화여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3차 접종은 무엇보다 감염 후 중증으로 발전할 수 있는 면역 저하자, 항암치료 환자, 고령층 등을 대상으로 진행해 추가적인 면역 확보를 유도해야 한다"며 "백신 접종의 목적은 감염 예방도 있지만 더 중요한 건 중증과 사망을 예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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