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화물질 제거 완료'…실제 탱크 내부엔 화학물질 30%
[여수=뉴시스]김혜인 기자 = 일용직 노동자 3명이 숨진 전남 여수국가산단 화학물질 제조업체 폭발 사고와 관련, '안전작업 허가서를 허위로 작성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폭발 사고 당시 업체 작업장 탱크에 화학물질이 남아 있었지만, 작업 허가서엔 가연성·인화물질 제거 작업을 마쳤다고 기재했다는 것이다.
17일 강은미 정의당 국회의원이 제조업체로부터 확보한 화기·고소 안전 작업 허가서에 따르면, '작업장 주위 20m 내 인화물질 제거 작업을 완료했다'고 기록됐다.
하지만 당시 폭발한 탱크 내부엔 이소파라핀 등 화학물질 30%가량이 담긴 것으로 조사돼 거짓 작성 의혹이 일고 있다.
화학 물질이 담겨 있는 탱크 내 산소 농도 측정이 불가능한데도 작업 허가서에 산소 농도를 20.9%라고 적은 점도 이러한 의혹을 방증한다.
특히 가연성 가스가 3차례 모두 0%로 기록됐고 산소 농도도 20.9%로 같은 값이 나열됐는데, 가연성 가스가 0%인데도 폭발 사고가 발생한 점이 설명되지 않는다.
인화성 물질 유출 예방 조처를 형식적으로 했을 가능성도 나온다.
작업 허가서에는 '작업장에 인화성 물질의 유입 방지를 위한 맹판이 설치됐다'고 표기됐으나 노동계는 탱크 폭발 정황으로 미뤄 '화학물질이 새어 나오는 것을 막는 설비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관식 민주노총 여수지부장은 "작업 허가서에 기재된 내용과 실제 작업 환경이 다른 점이 있어 관리·감독 소홀 문제를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240조는 '사업주는 미리 탱크 내에 있는 인화성 유류를 제거해 폭발이나 화재의 예방을 위한 조치를 한 후가 아니면 화재 위험 작업을 시켜서는 안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작업 허가서는 원청이 작업의 시간·내용·조건·요구사항 등의 내용을 담아 하청업체에 전달하는 문서다.
경찰은 사업장 내 안전 관리를 소홀히 해 작업자 3명을 숨지게 한 혐의(업무상과실치사)로 해당 업체 관계자 2명과 하청업체 직원 2명을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한편, 13일 오후 1시 37분께 여수산단 내 화학물질 제조업체 위험물 저장시설에서 폭발음과 함께 불이 나 탱크 위에서 배관 연결 작업을 하던 일용직 노동자 3명이 숨졌다. 하청업체가 고용한 이들은 당시 용접 등 불을 다루는 작업을 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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