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인사는 옛 국민의당 인사로…중원 공략도 아리송
텅 빈 새시대위 홈페이지…'인재 찾습니다' 한 페이지 뿐
중앙선대위 홍보본부와 역할 겹쳐…차별화 가능할까
[서울=뉴시스] 양소리 기자 =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 직속 '새시대준비위원회'의 방향성은 여전히 모호하다. 김한길 전 민주당 대표를 위원장으로 내세워 후보 직속의 독립 조직을 만들었지만 중원 공략을 위한 전략도 마련하지 못한 상태다. 더욱이 국민의힘에 뿌리를 두지 않았던 옛 국민의당 인사들로 구성돼 조직력도 약하다는 지적을 받는다.
16일 국민의힘 공보단은 새시대위를 소개하며 "중원 전략의 전초기지"라고 설명했다. 정권교체를 갈망하지만 국민의힘을 적극 지지하지는 않는, 이념적 중도층과 합리적 진보층이 윤 후보를 선택할 수 있도록 가교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들의 '중원' 전략은 아직 옛 국민의당 인사 모으기에서 더 나아가지 못한 모습이다.
새시대위 내 기획조정본부장을 맡은 최명길 전 의원, 지역화합본부장을 맡은 김동철 전 의원, 위원장 비서실장인 임재훈 전 의원 등은 모두 제20대 국회에서 국민의당 소속이었다. 이날 새롭게 영입된 윤영일 전 의원 역시 국민의당 소속으로 국회의원을 지냈다.
김 위원장이 어떤 식으로 중원을 공략하겠다는 것인지도 아리송하다.
새시대위는 앞서 보도자료를 통해 위원회 산하 7개 본부를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공약지원본부'는 선진국가 도약을 위한 의제를 점검하고 '지역화합본부'는 지역·세대·계층 등 사회 갈등을 해소하겠다는 식이다. 거창한 담론만 남았을 뿐 구체적인 활동 방향은 알 수 없다.
새시대위 자체가 선대위 소속이 아닌 독립 기구인데다 소속된 인사들이 국민의힘 쪽의 뿌리가 약하기 때문에 위원회의 운영 상황은 더욱 열악한 모습이다.
새시대위의 홈페이지는 개설된 지 수주가 지났지만 여전히 '인재를 찾습니다'라는 대문글 외에는 어떠한 정보도 없다.
부인 김건희씨의 논란 수습에 바쁜 윤 후보 역시 새시대위에 특별한 관심을 쏟기가 힘든 상황이다. 윤 후보는 지난 12일 현판식과 16일 새 인사 영입 행사 등에 참석해 짧게 축사를 남겼다. "국민 통합의 큰 물줄기를 이뤄하면서 정권교체와 국가 미래를 만들어나가는 데 많은 성원과 지지를 부탁한다"는 평이한 메시지다.
사실상 새시대위가 눈에 띄는 성과를 낼 수 있는 구조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새시대위의 운영 방향성을 살펴보면 2012년 제18대 대선 당시 민주통합당 후보로 나선 문재인 후보 선대위가 운영한 '시민캠프'와 상당히 비슷한 모습이다.
당시 문 후보는 선대위를 민주캠프, 미래캠프, 시민캠프로 나눴다. 민주캠프는 중앙선대위의 역할을, 미래캠프는 정책 본부 역할을, 시민캠프는 온·오프라인으로 지지자를 묶어주는 역할을 하는 방식이었다.
새시대위는 앞서 '진상(眞相) 배달본부'를 통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윤 후보의 생각을 전달하고, '깐부찾기본부'에서 각 사회 분야에서 영향력을 주는 사람들 찾아 나서겠다고 밝혔다. 정확하게 당시 문 후보가 운영했던 시민캠프의 역할이다.
그러나 이같은 역할은 중앙선대위 내의 미디어홍보본부와 차별화가 힘들다. 타깃층을 국민의힘을 적극적으로 지지하지 않는 이들까지 확대하겠다는 게 특이점이지만 과연 현 상황에서 새시대위가 그들만의 독특한 전략을 보여줄 수 있을 지도 의문이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자칫 김한길 전 대표의 세불리기로 보일 수 있는 상황"이라며 "새시대위의 핵심으로 보이는 진상배달본부, 깐부찾기본부의 본부장을 파격적으로 내세우고 유의미한 성과로 증명해야 할 것"이라고 뉴시스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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