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EU 정상회의 개최 후 성명 형태로 러에 전달 예정 보도
러, 美에 전달 '안전보장' 요구에 2008 나토선언문 철회 포함
15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이 초안은 16일 EU 정상회의 후 성명을 통해 러시아에 전달될 예정이다. 이와 관련, EU 관리들은 구체적으로 어떤 조치가 취해질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언급하기를 거부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초안을 보면 정상들은 러시아에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에서 군사력 증강과 공격적인 수사(레토릭)에 의한 긴장을 단계적으로 줄여나가는 것"을 촉구하고 있다.
그러면서 "EU정상회의는 우크라이나 주권과 영토 보전에 대한 지지를 거듭 강조한다"면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더 이상의 군사적 침략은 막대한 결과와 그에 따른 심각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현재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북부, 동부, 남부 국경지역에 최대 17만5000명의 병력을 배치한 상태다. 그러면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동진정책을 "도발적"이라고 맹비난하고 있다.
러시아는 이날 미국 측에 우크라이나 국경지역 '안보 보장'을 위한 구체적인 제안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구체적인 제안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백악관은 러시아 요구사항을 EU와 공유할 것이라고 했다.
가디언은 러시아가 제시한 구체적인 요구사항 중 하나는 나토가 2008년 우크라이나와 조지아를 회원국으로 가입시키기 위해 시도했던 나토 정상선언문을 철회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2008년 4월4일 루마니아 부쿠레슈티에선 나토 정상선언문이 채택됐다. 이 선언문 23조는 "조지아, 우크라이나 두 나라의 나토 가입 염원을 환영하며, 나토 외무장관들이 멤버십행동플랜(MAP) 적용 시기를 결정한다"고 되어 있다. 하지만 이후 러시아를 지나치게 자극할 수 있다는 일부 유럽 정상들의 지적에 따라 후속 조치는 실질적으로 진행되지 않았다.
살로메 주라비슈빌리 조지아 대통령이 15일 오전 벨기에 브뤼셀에 있는 나토 본부를 방문, 옌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을 만난 것도 이 같은 러시아의 요구사항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폰 데어 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이날 유럽 의회에서 러시아가 군사적 상황을 고조시킬 경우 EU는 맞설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모두는 우크라이나 동부 국경을 따라 러시아가 대규모로 군사력을 증강하고 우크라이나를 불안하게 만들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는 보도를 봤다"며 "나는 우리크라이나 주권과 영토보전, 그리고 자국 미래를 결정할 권리에 대한 우리의 확고한 약속을 재확인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물론 우리는 러시아와 좋은 관계를 원한다. 그러나 이것이 가능한지 여부는 무엇보다도 러시아의 행동에 달려 있다"며 "현 시점에서 러시아가 이웃 국가(우크라이나)에 대해 공격적인 자세를 취하는 것은 EU와 주요7개국(G7) 파트너들이 매우 분명히 밝혔듯이, 러시아에 막대한 비용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금융 에너지 부분, 이중 상품과 국방을 대상으로 하는 전반적인 경제 제재가 준비되어 있다"며 "기존 제재 확대는 물론 러시아에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는 전례없는 추가 조치를 취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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