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K-밈코인 '인절미 아빠' 심영재 개발자

기사등록 2021/12/14 09:00:00 최종수정 2021/12/14 09:35:12

국내 유명 NFT 도지사운드클럽 개발자

"도지코인처럼 즐길 수 있는 커뮤니티 목표"

"NFT·코인, 사람들끼리 재밌게 노는 놀이터"

심영재 개발자가 프로필로 쓰는 도지사운드클럽 메이트 이미지. 도지사운드클럽 커뮤니티 회원인 NFT(Non-Fungible Token) 아티스트 텐멘 작가가 심영재 개발자를 위해 2차 창작물로 제작했다.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김제이 기자 = "국내에서도 제대로 된 코인 커뮤니티를 만들고 싶었어요. 재미있게 놀 수 있는 밈코인은 아직 없다는 생각이 들었고 우리나라에도 도지코인과 같은 코인이 있으면 어떨까 했습니다."

국내 유명 NFT(대체불가능한 토큰, Non-fungible Token) 프로젝트 도지사운드클럽의 심영재 개발자가 지난 9일 뉴시스와 진행한 비대면 인터뷰에서 한국형 밈코인 '인절미(IJM)'의 제작 배경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인절미는 클레이튼을 기반으로 한 최초의 밈코인이다. 심 개발자가 한국의 도지코인을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남는 시간에 뚝딱 개발해 만들었다고 한다. 밈코인이란 인터넷 유행어나 그림, 영상 등을 가리키는 밈(Meme)과 코인의 합성어로 암호화폐로서 기술 구현이나 화폐 기능보다는 재미를 위해 만들어진 코인이다.

인절미는 지난달 초 출시 당시 50원도 안하던 가격이 한 때 400원을 훌쩍 넘기도 하는 등 폭발적인 인기를 보였다. 그동안 익명의 개발자들이 밈코인을 만들었던 것과 달리 인절미는 국내에서 유명 NFT 프로젝트 '도지사운드클럽' 개발자가 만들었다는 사실이 화제를 끌었기 때문이다.

심영재 개발자는 개발 경력 12년의 베테랑 개발자다. 지난 7월 도지사운드클럽에 참여하기 전에는 게임회사 대표로 8년간 일하며 다양한 게임들을 개발했다.

한국판 크립토펑크로 불리는 도지사운드클럽(Doge Sound Club, DSC)은 글로벌 NFT마켓플레이스 오픈씨에서 클레이튼 체인 부분 1위를 기록 중이다. 도지사운드클럽은 NFT를 이용한 거버넌스로 운영되는 NFT 수집가들의 커뮤니티다. 메이트(Mates)라는 NFT를 보유하면 클럽 가입과 투표 자격이 주어진다.

클럽에서는 2주마다 '최고의 도지사운드' 즉 개소리 경연대회를 열고 재치 있는 멘트를 선정한다. 또 일정 수량의 메이트를 가진 홀더라면 운영에 관한 의견을 제시할 수도 있고 해당 의견에 대해 홀더들이 찬반 투표도 진행할 수 있다. 이런 활동들을 통해서 홀더들은 자신들이 속한 커뮤니티에서의 소속감을 다질 수 있다. 전날 오후 3시 기준 오픈씨에서 도지사운드 클럽 메이트의 최저 가격은 약 235만원이다.

성공적인 NFT 프로젝트에 개발자로 참여하고 한국형 K-밈코인을 창시한 심영재 개발자는 지속가능한 가상자산에 대해 "즐길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DSC 커뮤니티나 인절미 커뮤니티 모두 서로가 반말을 기본으로 친구처럼 편하게 소통하는 게 원칙이다. 심영재 개발자도 이들과 함께하며 홀더들의 이야기를 듣고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심영재 개발자는 도지사운드클럽과 인절미의 공통점으로 투자 대상이 아닌 선한 영향력을 바탕으로 사람들이 재밌게 놀 수 있는 하나의 장이라고 소개했다. 단순 시세차익을 얻기 위한 투자가 아니라는 것이다. 실제로 심 개발자는 인절미로 얻어진 수익의 일부를 연말에 기부할 예정이다.

수평적이고 재기 넘치는 거버넌스를 기반으로한 인절미 토큰의 커뮤니티에서 홀더들은 활발하게 소통하고 있다. 디스코드, 트위터, 텔레그램 등 여러 SNS 내 퍼져 있는 커뮤니티 이용자를 합산하면 만명이 훌쩍 넘는다. 이들은 아무런 대가 없이 함께 프로젝트를 만들어나가고 있다. 인절미 커뮤니티에서는 홀더들의 재능 기부를 통해 NFT 작품이 만들어지고 있고 다양한 제안도 건의되고 있다.

심 개발자는 "(도지사운드클럽이나 인절미 커뮤니티처럼) 홀더들이 서로 소통하고 개발진들과도 자유롭게 얘기를 나누는 문화가 기존 사업 분야에서는 찾기가 어려웠다. 거버넌스 혹은 'DAO'라는 탈중앙화 자동화 조직은 블록체인 이후 많이 연구가 된 분야이지만 아직까지 이를 극명하게 제대로 보여준 국내외 케이스는 사실 많지는 않았다"고 언급했다. 그는 "내년 초 예정된 인절미 하드포크를 통해서 시스템이 더 안정화 된다면 인절미 커뮤니티가 성공적인 DAO가 적용된 밈코인 케이스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기대했다.

인절미의 빠른 성장에 유명인사들도 인절미의 매력에 빠져드는 일명 '절며 드는' 사례도 발견됐다. 그라운드X의 한재선 대표가 대표적이다. 한 대표는 인절미 프로젝트에 큰 관심을 보이며 자신의 사회연결망서비스(SNS) 계정에 인절미를 언급하며 "절며 든다"는 내용이 게시물을 올리기도 했다. 최근에는 한 대표와 인절미 커뮤니티가 함께 이벤트를 진행하는 것도 논의 중이다.

이처럼 NFT나 코인 프로젝트가 잘 성장해나가기 위한 조건으로 심영재 개발자는 '커뮤니티 파워'를 꼽았다. 심 개발자는 "무엇보다 커뮤니티의 힘이 제일 중요하다고 본다. 커뮤니티의 참여자들은 가상자산의 실질적인 사용자이기도 하다. 커뮤니티는 일원들은 하나의 자산을 나눠 가진 형태이기 때문에 가치 상승을 위해서도 서로 노력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다고 생각한다. 커뮤니티의 니즈(수요)를 충족하고 실현 시켜주는 개발팀의 능력이 그다음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현재 인절미는 다음 달 1일부터 9일까지 하드포크를 진행할 예정이다. 가볍게 만든 밈코인이 예상보다 더욱 화제가 되면서 책임감을 느낀 심 개발자가 코드상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기 위한 작업을 하기 위함이다.

그는 "현재는 클레이튼 기반의 토큰만 있지만 하드포크 이후에는 폴리곤이나 이더리움 등 다른 체인에도 진출할 예정이다. 또 업비트와 빗썸과 같은 국내 중앙거래소 상장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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