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EU 순회 의장직 앞두고 "강력·자주·통합" 포부

기사등록 2021/12/10 10:41:03 최종수정 2021/12/10 11:02:43

내년 1월부터 6개월간 EU 의장 수락

국경 보호 강화·독자 방위 능력 강조

"재정 적자 GDP 3% 미만 규정 재고"

내년 3월 성장·투자 임시 정상회의 개최

"산림벌채 대응 기구 조기 창설"

내년 앞둬 "의장직 유예했어야" 비판도

[파리=AP/뉴시스] 내년 상반기 유럽연합(EU) 순회 의장직을 수락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파리에서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그는 이날 "강력하고 자주적이며 통합된 EU"를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2021.12.10.
[서울=뉴시스] 신정원 기자 =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내년 상반기 유럽연합(EU) 순회 의장직을 앞두고 9일(현지시간) '강력하고 자주적이며 통합된' 유럽을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AFP통신, 유로뉴스 등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파리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프랑스의 목표는 세계에서 가장 강력하고 완전히 자주적이며 선택에서 자유롭고 자신의 운명을 책임지는 유럽을 향해 나아가는 것"이라며 EU 의장직을 위한 자신의 우선 순위를 '회복, 힘, 소속감'으로 내세웠다.

특히 최근 벨라루스의 난민 밀어내기 등으로 갈등을 빚은 가운데 국경 보호 강화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우리의 제안 중엔 국경에서 위기를 맞고 있는 EU 국가들을 돕기 위한 비상대응 능력을 키우는 것이 포함될 것"이라며 "유럽은 국경 보호를 확실히 할 필요가 있다"고 피력했다.

유럽연합 자체적인 공동 방위 능력도 강조했다. 미국의 안보 우산에 기대지 않고 독자적인 방위 능력을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2017년 당선 이후 EU가 안보 측면에서 독자적으로 서야 한다고 주장해 왔으며, 이 문제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서 발을 빼겠다고 으름장을 놓으면서 더욱 부각됐었다.

더욱이 프랑스는 미·영·호주가 새로 결성한 안보협의체 '오커스'(AUKUS)로 호주의 프랑스 잠수함 구매 계약이 일방 파기된 뒤 미국과 관계가 어색해졌다.

엄격한 재정 적자 규정도 재고하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각 국이 코로나19 경제 여파로 대규모 지출을 하고 있는 만큼 재정 적자 규모를 국내총생산(GDP)의 3% 미만으로 제한하고 있는 규정을 다시 검토하도록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내년 3월10일~11일엔 파리에서 "새로운 유럽 성장과 투자 모델에 관한" 임시 정상회의를 개최할 것이라고 했다.
 
기후변화 대응과 관련해선 "수입산림 벌채에 맞설 유럽 기구 창설을 앞당기겠다"며 "산림 벌채에 기여한 콩, 쇠고기, 팜오일, 코코아, 커피 등은 EU에 수입되지 않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소셜미디어의 인종차별, 혐오, 온라인 괴롭힘 관련 콘텐츠에 대한 전례 없는 규제 강화도 공언했다.

프랑스는 내년 1월부터 6개월 간 EU 순회 의장국을 맡는다. 의장직을 맡았던 것은 2008년이 마지막이었다.

이와 관련 프랑스는 내년 4월 대선을 앞두고 있어 마크롱 대통령이 의장직을 유예했어야 한다는 비판론도 제기되고 있다고 유로뉴스는 전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아직 출마를 공식 선언하진 않았지만 여론조사에서 줄곧 선두를 유지해 왔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누가 이기든 프랑스는 프랑스로 남을 것"이라며 "임기 마지막 순간까지 소임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wshin@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