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2020년 신혼부부통계…결혼 5년 내 126만→118만 쌍
집 가진 초혼부부 비중 42.1%로 0.8%p 하락…5년 사이 최저
집값 상승에 내 집은 언감생심…출생아 수 0.71→0.68명 줄어
[세종=뉴시스] 오종택 기자 = 지난해 결혼한 지 5년 이내 신혼부부는 118만4000쌍으로 전년보다 7만6000쌍 줄었다. 2016년 143만7000쌍이던 신혼부부는 불과 5년 사이 25만3000쌍이나 감소했다.
맞벌이 비중이 늘고, 은행 빚을 끌어와도 들썩이는 부동산 시장에 내 집 마련의 꿈은 쉽지 않다. 주거가 불안정하니 자녀 계획을 세우기도 망설여진다.
통계청이 9일 발표한 '2020년 신혼부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최근 5년 내 혼인 신고한 국내 신혼부부는 118만4000쌍으로 1년 전 126만 쌍에 비해 6.1%(7만6000쌍) 감소했다.
2016년 143만7000쌍이던 신혼부부는 2017년 138만 쌍, 2018년 132만2000쌍, 2019년 126만 쌍으로 해마다 줄었는데 작년에는 감소폭이 더욱 두드러졌다.
신혼부부 중 남편과 아내 모두 초혼인 부부도 줄었다. 지난해 93만8000쌍으로 전년(99만8000쌍)보다 6%(6만 쌍)나 감소했다. 최근 혼인한 1년차 신혼부부는 전년보다 9.4%(2만2000쌍) 감소한 21만4000쌍으로 전체 중 18.1%를 차지했다.
혼인 연차별로 구성비는 5년차가 21.6%(25만6000쌍)으로 가장 크고, 4년차 21.6%(24만2000쌍), 3년차 21.6%(24만1000쌍), 2년차 19.5%(23만1000쌍)로 혼인 연차가 낮을수록 구성비가 줄어드는 추세다. 해마다 결혼하는 인구가 줄어든 탓이다.
초혼부부 중 집을 가진 비중은 42.1%(39만5000쌍)로 전년(42만8000쌍) 대비 0.8%포인트(p) 줄었다. 이는 2016년 43.1%, 2017년 43.6%, 2018년 43.8% 등 최근 5년 새 가장 낮은 수치다.
지난해부터 집값이 고공행진을 거듭하면서 젊은 층 사이에서 이른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으기) 투자 열풍이 불었지만 정작 신접살림을 자기 소유 주택에 차리기는 더 어려워진 셈이다.
특히 결혼한 지 1년 된 부부 중 자기 집을 보유한 경우는 297%로 전년(29.9%) 보다 0.2%p 줄었다. 2년차 35.3%, 3년차 42.6%, 4년차 47.4%, 5년차 52.8% 등 모든 연차에서 전년도 보다 자가 보유 비율이 감소했다.
초혼 신혼부부가 소유한 주택 공시가를 부부 합산한 결과 1억5000만원 초과~3억원 이하 비중이 32.2%로 가장 많았지만 전년(36.7%)보다 4.5%p 줄었다.
반면, 3억원 초과~6억원 이하 비중은 25.1%로 전년(17.5%)보다 7.6%p나 늘었다. 6억원 초과도 10.5%로 전년(6.0%)보다 4.5%나 증가했다. 부동산 시장이 요동치며 집값이 크게 오른 영향으로 분석된다.
초혼 신혼부부 중 자녀가 없는 부부는 44.5%(41만8000쌍)로 전년(42.5%)이 비해 2.0%p 늘었다. 평균 출생아 수는 0.68명으로 전년(0.71명)보다 0.03명 줄었다. 2명 이상 다자녀 비중도 11.8%로 전년(12.9%)보다 1.1%p 감소했다.
맞벌이 부부의 평균 출생아는 0.60명으로 외벌이(0.76)보다 0.16명이나 낮아 맞벌이의 경우 출산 시기를 늦추거나 아예 계획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집값이 오르다보니 내 집 마련을 위한 신혼부부의 빚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초혼 신혼부부 중 87.5%가 대출 잔액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출 잔액 중간값은 1억3258억원으로 전년(1억1208만원) 대비 18.3% 늘었다.
집값 고공행진으로 주거가 불안정하고, 대출금 등 가계 부채는 더욱 늘어난 탓에 경제적 부담으로 출산 계획을 미룰 수밖에 없는 악순환이 반복된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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