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의 베이징 올림픽 '외교 보이콧'에 동맹국 잇따라 동참(종합)

기사등록 2021/12/08 12:50:12 최종수정 2021/12/08 13:13:43

뉴질랜드·호주 동참 즉각…호주 총리 "이것이 옳은 일"

英·캐나다도 외교 보이콧 검토…日도 "검토" 보도 나와

獨은 답변 회피…프랑스 "조율중", 이탈리아 "계획없어"

中 "대가 지불할 것" 반발…러시아도 "정치서 자유로워야"

[워싱턴=AP/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1.12.08.

[서울=뉴시스] 김예진 기자,  김난영 이지예 특파원 = 미국이 내년 2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동계 올림픽·패럴림픽에 대한 '외교적 보이콧'을 공식화하자 동맹국들은 가세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중국은 강력 반발했으며 러시아도 비판하고 나섰다.

미국 백악관의 젠 사키 대변인은 지난 6일(현지시간) "바이든 행정부는 2022년 베이징 동계 올림픽·패럴림픽 게임에 어떤 외교·공무 대표단도 보내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다만 운동팀은 지지하며 본국에서 응원하겠다고 설명했다.

대표단을 보내지 않는 이유로는 "신장에서의 인간성에 대한 중국의 계속되는 범죄, 제노사이드(genocide·대량 학살)와 다른 인권 유린"을 거론했다. 그는 "(올림픽) 축하에 기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우리에게는 인권 증진에 관한 근본적 책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동맹국인 뉴질랜드는 즉각 동참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그랜트 로버트슨 뉴질랜드 부총리는 7일 기자회견에서 베이징 올림픽 외교적 보이콧과 관련 "우리는 이미 장관급(ministerial level)이 참석하지 않을 것을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그는 "다양한 요인이 있지만 주로 코로나19 문제와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입장을 지난 10월 중국에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뉴질랜드가 이전에 중국에 인권 문제를 제기한 적 있다고 강조해0ㅆ다.

로버트슨 부총리는 신장 위구르 자치구 등의 인권문제 등을 이유로 외교적 보이콧에 나선 미국과는 거리를 두었지만 사실상 동조한 셈이다.

호주도 동참하고 나섰다.

ABC뉴스 등에 따르면 8일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정부 외교관과 정치인들이 베이징 올림픽에 불참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자국 선수들은 올림픽에 참가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최근 몇 년간 중국과의 관계가 악화된 점을 들며 외교적 보이콧은 "놀라울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호주의 국익에 부합하기 때문에 이렇게 했다"며 "이것이 옳은 일"이라고 강조했다.

모리슨 총리는 호주 정부가 중국의 지도자들에게 직접 인권 문제에 대한 우려를 제기할 수 없는 점, 중국이 호주에 대한 외교적 '동결 조치'를 취한 점이 보이콧에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호주가 코로나19 발원지를 규명하는 독립적인 조사를 촉구하면서 양국의 관계는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당초 영미권 첩보동맹 '파이브 아이즈'(5개의 눈, 미국·영국·호주·캐나다·뉴질랜드) 가 베이징 동계올림픽 보이콧을 함께 논의 중이라고 알려진 바 있다.

영국, 캐나다 등도 외교적 보이콧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동맹국인 일본도 '장관급' 인사 파견 보류를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8일 산케이 신문은 일본 정부가 내년 2월 중국에서 열리는 베이징 동계 올림픽에 각료(장관급)의 파견을 보류하는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복수의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미국은 정부 대표를 파견하지 않는 외교적 보이콧을 표명하고 있다. 일본으로서도 신장 위구르 자치구 인권 탄압 등을 근거로 한 대응을 취한다"고 전했다.

다만, 일본 정부 내에서는 각료급이 아닌 무로후시 고지(室伏広治) 스포츠청 장관이나 야마시타 야스히로(山下泰裕) 일본올림픽위원회 회장을 파견하는 방안이 부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야마시타 회장은 정부 인사가 아니기 때문에 파견하게될 경우 미국의 보이콧에는 일정 부분 동참하게 되는 셈이다.
[베이징=신화/뉴시스]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이  지난달22일 베이징에서 중국과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간 대화 관계 구축 30주년을 기념하는 화상 정상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1.12.08.

중국은 강력 반발하고 있다.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7일 "중국은 미국 측의 입장 표명에 강력한 불만과 반대를 표한다"면서 "미국 측에 엄중한 교섭을 제기했고, 단호한 반격을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미국 측의 행보는 올림픽 헌장이 확립한 스포츠 중립의 원칙에 어긋나고 단결을 추구하는 올림픽 정신에 위배된다"고 비난했다.

중국은 어떤 조치를 취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미국은 앞으로 잘못된 행위에 대가를 지불하게 될 것"이라며 "다들 제대로 지켜 보라"고 경고를 날렸다.

러시아도 반대 편에 섰다.

같은 날 크렘린궁의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변인은 미국의 보이콧 입장에 대해 "올림픽 게임은 정치에서 자유로워야 한다는 게 우리 입장"이라고 비판적인 입장을 밝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입장 표명을 아직 고심하는 국가들도 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차기 총리 내정자는 7일 기자회견에서 관련 질문에 즉답을 피하고 미국과 유럽 관계 강화를 꾀하겠다고 했다. 그는 8일 취임한다.
[자그레브(크로아티아)=AP/뉴시스]지난달 25일(현지시간) 크로아티아 자그레브를 방문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안드레잉 플렌코비치 총리와 공동 기자회견을 가지고 있다. 2021.12.08.

올림픽 개최를 예정하고 있어 더 고민인 국가들도 있다.

AFP통신에 따르면 프랑스는 미국이 베이징 올림픽에 대한 '외교적 보이콧'을 발표한 데 관해 유럽연합(EU) 차원에서 조율된 대응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미국의 결정을 알고 있다"며 "유럽 차원에서 조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탈리아는 베이징 올림픽 외교적 보이콧에 동참할 계획이 없다고 로이터통신이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프랑스는 베이징 올림픽 이후 2024년 파리에서 하계 올림픽을 개최한다. 이탈리아는 밀라노에서 2026년 동계올림픽 예정이다.

베이징 동계 올림픽은 오는 2022년 2월 4~20일 중국 수도 베이징에서 열릴 예정이다. 패럴림픽은 3월 4~13일 개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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