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전 별세…악성 혈액암으로 투병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빈소
"전씨는 죽었지만 아무것도 끝나지 않아"
[서울=뉴시스] 박민기 기자, 임하은 수습기자 = 전두환 전 대통령이 23일 향년 90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죽음 이후에도 전 전 대통령의 빈소 앞에는 그를 규탄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이날 오후 6시께 전 전 대통령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 앞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한 '전두환 심판 국민행동(국민행동)' 관계자 10여명은 "우리는 오늘 전두환씨가 국민과 역사 앞에 아무런 사죄 없이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듣고 망연자실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전했다.
이들은 "국민행동은 전씨가 죄를 뉘우치고 참회하고 사죄하기를 바라면서 사죄 성명을 발표하기를 촉구해왔지만 그는 단 한 번의 진실된 사죄 표명도 없이 세상을 떠났다"며 "그의 5공화국에서 벌어진 국가폭력의 만행에 대해 단 한 마디의 사죄도 없이 떠남으로써 국민들을 허탈한 심정에 빠뜨린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전씨의 죽음으로 그와 그의 부역세력들이 저질렀던 모든 범죄 행위나 역사의 진실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역사 정의를 수립하기 위한 우리 모든 시민들의 대장정은 계속될 것임을 선포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고(故) 전태일 열사의 동생 전태삼 국민행동 상임고문은 "전씨가 살아생전 이 나라의 청년과 학생들을 폭력으로 지배해온 역사를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며 "전씨는 하나회가 잉태한, 다시 있어서는 안 되는 이 땅의 슬픔이자 고통, 눈물이었다"고 말했다.
전 상임고문은 "우리가 함께 뜻을 모아서 새로운 대한민국의 미래를 향해 달려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명신 국민행동 대표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가정이 파괴되면서 정신적 고통을 겪었는지 전씨와 그 부역세력은 아느냐"며 "전씨는 죽었지만 아무것도 끝나지 않았다. 역사와 정의를 위한 민주주의의 대장정은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8시45분께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에서 별세했다. 전 전 대통령은 악성 혈액암인 다발성 골수정 확진 판정을 받고 투병 중이었으며, 최근 건강 상태가 악화돼 통원 치료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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