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비 "日 진출 석 달만에 거래액 1억 넘어"
발란 "10월 거래액 461억…업계 1위" 주장
머스트잇 "누적 9000억…연내 1조 넘는다"
9월 온라인 쇼핑 거래액 16.2조…아직 미미
'오픈런' 행렬에 명품 시장 크자 과당 경쟁
김혜수·주지훈·김희애·김우빈…광고도 치열
2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명품 모바일 플랫폼 트렌비·발란·머스트잇은 11월 들어 자사 거래액이 크게 성장하고 있다는 보도자료를 잇따라 내놓았다.
테이프를 끊은 것은 지난 1일 트렌비다. 일본 웹사이트 서비스 정식 오픈 3개월 만에 거래액 1억원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트렌비는 일본에서만 매출액과 회원 수 규모가 각각 9배, 3배 성장했다고 전했다.
트렌비는 지난달 14일에는 중고 명품 리세일 서비스 오픈 9개월 만에 누적 위탁 금액 136억원을 달성했다라고 알리기도 했다. 월 거래액은 20억원을 넘었고, 매달 1900개 이상 중고 명품 제품을 다루고 있다고 한다.
발란도 11월12일 자료를 내고, 10월 기준 월 거래액 461억원을 기록해 "경쟁사를 제치고 거래액 기준 1위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발란은 당시 경쟁사 이름이 들어간 네이버 검색어 트렌드 추이 그래프도 함께 공개하며 머스트잇, 트렌비, 캐치패션보다 높은 지표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날인 22일엔 머스트잇이 "최근 누적 거래액 9000억원을 돌파했다"고 보도자료를 냈다. 10월 기준 누적 주문 건수(260만건), 재구매율(52%)을 함께 공개했다.
시점은 밝히지 않았지만, 최근 안드로이드 기준 자사 애플리케이션(앱) 다운로드 수도 1위를 차지했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지난달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신사옥으로 이전, "온라인 명품 업계 최초로 오프라인 진출을 앞두고 있다"며 성장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이들 플랫폼의 거래액 성장세를 간접 추정할 수 있는 지표는 나온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는 지난달 기준 오케이몰, 머스트잇, 트렌비, 발란 등 명품 플랫폼에서 만 20세 이상 내국인 결제 금액이 전년 대비 66% 증가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어떤 플랫폼이 1등인지 직접 드러내는 자료는 현재로선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트렌비, 발란, 머스트잇 모두 실적을 알 수 있는 감사보고서 등을 공시한 적이 없다. 이익률 역시 안갯속에 놓여 있다.
업계 내부에서도 타사가 발표하는 자료를 통해 자기 회사 위치를 가늠하는 상황이다. 한 명품 플랫폼 관계자는 "거래액 자료를 발표하기 전에 타사에서 앞서 공개했던 월 거래액을 참고했다"고 귀띔했다.
명품 플랫폼끼리 벌이는 경쟁은 소비자들을 상대로 벌이는 광고에서도 드러난다. 발란은 배우 김혜수를 내세워 서울 시내 주요 백화점이 위치한 버스 등에 '산지직송' 광고를 전개하고 있다. 머스트잇은 8월 배우 주지훈을 내세워 TV광고에 나섰고, 트렌비는 배우 김희애, 김우빈과 함께 브랜드 광고를 전개했다.
코로나19 유행 기간 동안 전체 온라인 쇼핑, 명품 시장 규모가 급성장하고 있지만, 명품 플랫폼들이 각자 내놓고 있는 실적은 아직 시장에서 미미한 상황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9월 국내 온라인쇼핑 거래액 규모는 16조2151억원으로 전년 대비 17% 늘었다. 월 거래액을 공개한 발란은 10월 기준 461억원이었다.
이커머스 업계에서는 명품 플랫폼들이 병행 수입이나 오픈마켓처럼 셀러를 모집하는 등 다양한 방식을 활용한다며, 이들이 내놓는 거래액 수치를 신중하게 살펴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병행 수입은 같은 상표 상품을 여러 업자가 수입해 판매하는 제도로, 가품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실제 캐치패션이 지난 9월 발란, 트렌비, 머스트잇을 과장 광고 등 혐의로 경찰에 고발하면서 이런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기도 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병행 수입은 명품 제조사들이 직접 보증해주는 상품이 아니라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며 "투자를 받고 시장 관심을 높이기 위해 연예인을 활용하는 등 무리한 마케팅에 나서는 것인데 어떤 업체가 살아남는지는 향후 지켜봐야 할 대목"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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