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뉘우침과 역사적 정리없이 떠나 원망스럽고 한스럽다…만행 고려해 국가장 반대"
[광주=뉴시스]김혜인 기자 = 1980년 5월 계엄군의 무차별적 헬기 사격을 목격한 고(故) 조비오 신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전두환전 대통령을 형사고발해 재판을 진행중인 조영대 신부와 법률대리인은 전씨 사망 소식이 전해진 23일 "사죄없이 떠나며 역사의 커다란 오점을 남겼다"고 그의 죽음을 평가했다.
조영대 신부는 "지난 3년 넘도록 지난한 법정다툼을 벌여왔는데, 결국 결심 판결이 내려지지 않은 상태로 떠나 허망하다. 뉘우침과 역사적 정리없이 떠나 더욱 원망스럽고 한스럽다"고 밝혔다.
이어 "수 많은 만행들을 놓고 본다면 국가장(國家葬)도 안된다"고 단호하게 반대했다.
이어 법률대리인인 김정호 변호사는 "전두환씨가 국민과 광주 시민들에게 일말의 반성과 사죄도 하지 않고 사망한 것은 무책임한 모습이며 역사적으로도 오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헬기사격 관련해 사자명예훼손 재판은 피고인 사망으로 공소권 없음으로 마무리되지만, 회고록 관련 민사재판은 계속돼 진상규명에 보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전두환 회고록 관련 민사재판은 헬기사격 뿐만 아니라 허위사실인 북한군 개입설까지 망라한 여러 쟁점들에 대해 소송 수계절차를 통해 판결이 가능하다"며 "해당 재판은 진상규명에 있어 매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전씨는 2017년 4월 발간한 회고록에 '5·18 당시 헬기 기총 소사는 없었던 만큼 조비오 신부가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는 것은 왜곡된 악의적 주장이다. 조 신부는 성직자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써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전씨에 대한 항소심 결심공판은 오는 29일 광주지법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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