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건설 인수에 급등했던 큐캐피탈, 오버행 우려에 급락

기사등록 2021/11/22 11:25:40

발행주식의 4.16% 추가 상장…전환가액 25% 낮아

734만주 추가 전환 가능성도 부담


[서울=뉴시스]신항섭 기자 = 두선건설 인수 소식에 주가가 급등했던 큐캐피탈이 대규모 전환청구권 소식에 주가가 하락하고 있다. 전체 발행주식수의 4%에 해당되는 대규모 물량이며, 현 주가 대비 25% 가량 저렴하다는 점에서 매물 출회의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10시47분 현재 큐캐피탈은 전 거래일 대비 5.06% 떨어진 657원에 거래되고 있다.

큐캐피탈은 지난주 급등세가 나타났던 종목이다. 지난 12일 511원이었던 주가가 지난주 35.42% 상승하며 692원에 장을 마쳤다. 특히 19일에는 장중 770원까지 오르면서 52주 신고가에 근접하기도 했다.

큐캐피탈의 주가급등은 두산건설 인수소식 덕분이다. 두산그룹은 건설 자회사인 두산건설을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큐캐피탈파트너스 컨소시엄과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두산건설 지분 100% 중 54%를 큐캐피탈 컨소시엄이 가져갈 예정이다. 컨소시엄은 큐캐피탈파트너스를 비롯해 스카이레이크에쿼티파트너스, 우리PE, 유진자산운용-신영증권PE부문으로 구성됐다.

전체 거래금액은 2580억원이며, 두산그룹의 부동산 개발 자회사인 디비씨(DBC)는 이들이 설립하는 특수목적법인(SPA)에 1200억원을 투입해 중순위 출자자로 참여한다. 큐캐피탈 900억원, 스카이레이크 300억, 유진-신영PE 180억원의 자금이 각각 투입된다.

매각 협상 소식이 들려온 이후 첫 거래일이었던 지난 15일 7.83% 상승했고, 이후 이틀간은 하락했으나 18일 29.83% 급등하면서 큰 폭의 주가 상승이 이어졌다.

19일에는 전 거래일과 같은 가격으로 장을 마쳤으나 5% 하락에서 한때 11% 강세로 바뀌는 등 극심한 주가 변동이 나타나기도 했다. 특히 지난 18일과 19일에는 거래량이 지난달 평균 대비 200배 가까이 늘어나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의 급락은 전환매수권 청구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19일 장 마감 후 큐캐피탈은 제23회 전환사채(CB)의 전환청구권 행사로 710만6791주가 신규 상장된다고 공시했다.

이는 전체 발행주식수의 4.16%에 해당된다. 큐캐피탈은 총 발행주식수 가운데 40.96%를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이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많은 규모다. 특히 전환가액이 515원으로 현재가 보다 약 27% 가량 낮은 수준이다.

이번 전환청구권 행사 주체는 시너지투자자문이다. 시너지투자자문은 지난 6월에도 투자 회수를 위해 23회 CB 15억6000만원 어치를 주식으로 전환한 바 있다. 당시 전환된 주식수는 288만8884주였으며 전환가액은 이번보다 높았던 540원이었다. 해당 CB가 주식으로 전환되는 날인 지난 6월23일에도 주가가 2.92% 하락한 바 있다.

시너지투자자문이 보유하고 있는 23회차 CB의 전환청구권 행사기간은 지난 6월8일이었다. 도래 이후 하루만에 전환청구권행사를 한 것은 차익실현의 강한 욕구 때문으로 보여진다. 이후 한차례 더 전환가액이 하향 조정되고 주가가 급등하자 다시 한번 차익실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 감안할 때, 36억6000만원 규모의 잔여 CB도 전환 가능성이 점쳐진다. 남은 물량을 전량 주식으로 바꾼다면 시너지투자자문은 733만9805주를 추가로 주식으로 얻을 수 있다. 즉, 주가 상승시마다 오버행(언제든지 매물로 쏟아질 수 있는 물량) 우려도 커질 수 있다.

이에 대해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오버행은 단기적으로 주식시장에 민감하게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주의가 필요하다"면서 "다만 저가 매수의 기회를 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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