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법 형사 단독 모 재판장, 개정시간 엄수지침 자주 어겨
7~28분 잦은 지각 이유 설명 안 해…"피고인만 약속 지키나"
"권위의식 여전, 시민중심 법률서비스 제공하는지 검토해 개선"
[광주=뉴시스] 신대희 기자 = "판사님 언제 오나요. 최소한 왜 늦었는지 설명을 해주는 게 상식 아닌가요."
지난 18일 오후 1시59분 광주법원종합청사 법정동 102호 법정. 이 시각부터 19개 형사사건 선고 공판이 열리기로 예정됐지만, 공판을 진행할 재판장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피고인들은 초조하게 기다리며 당황해하는 기색이었다. 법정 바닥에 주저앉은 방청객도 있다.
재판장은 13분이 지난 오후 2시12분에야 모습을 드러냈다. 지각 이유에 대한 아무런 설명도 없이 선고를 시작했다.
이 재판장은 지난달 21일 오후에는 개정 시간보다 '28분 늦게' 법정에 나왔으나 사과나 설명 없이 사건 52개의 선고를 진행했다. 지난 5월부터 7월 사이에도 여러 차례 7~20분가량 지각, 예정된 재판이 줄줄이 늦어지기도 했다.
어느 피고인은 "개정이 늦어진 이유에 대해 (재판장이) 사과나 해명을 하지 않아 화가 난다. 재판을 받는 사람은 약속을 지키고, 하는 사람은 안 지켜도 되는 것이냐"며 불만을 토로했다.
해당 형사 단독 재판부의 공판이 열리는 날에는 102호 법정 밖(법정동 출구 앞)에 피고인들과 가족·사건 관계인들이 장사진을 이뤘다. 코로나19 방역 지침상 방청객 수가 제한됐기 때문이다. 일부 방청객은 "법정동 출구에 사람이 몰려 불안하다"며 방역 차질을 우려하기도 했다.
법조인들은 21일 "해당 재판장이 자주 지각을 해놓고, 사과와 설명을 하지 않은 것은 시민과 약속을 지키지 않고 무시하는 행위"라며 "원칙을 지키지 않으면서 어떻게 질 높은 사법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인지 의문이다. 시차제 소환에 따른 재판 개정·진행 시간을 최대한 지켜 사건 관계인들의 불편을 줄여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조선익 참여자치21 공동대표는 "법관의 권위 의식과 태도 불량, 법원의 미흡한 체계가 맞물려 개정 시간 엄수 지침을 무시하는 사례가 반복됐다고 본다. 기본을 지키지 않은 태도에서 사법부에 대한 불신이 나오는 것"이라며 "법원 자체적으로 시민 중심의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지 검토해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광주지법과 해당 재판부는 이와 관련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한편 판사 10명 중 1명은 공판에 지각하고, 지각한 판사 10명 중 7명은 사과조차 하지 않는다는 시민단체의 조사 결과가 나온 바 있다. 올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광주 고법·지법 일부 법관의 고압적인 말투·태도, 면박 등 권위적인 재판 진행, 증거 신청을 과도하게 제한하고 예단하는 등의 공정성 문제 등이 지적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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