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변보호 대상자 스마트워치로 신고
경찰, 3분만 도착했지만 엉뚱한 장소
2차 신고에 자택가보니 피흘리며 발견
스마트워치는 정상…"시스템의 한계"
과거에도 유사 사례…되풀이 가능성
피해자의 스마트워치는 정상 작동했지만, 실제 피해 현장과는 상당히 떨어진 곳으로 경찰을 이끌었다고 한다. 경찰 신변보호 시스템이 허점을 드러냈다는 비판이 예상된다.
20일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전날 오전 11시41분께 서울 중구 자택에서 흉기에 찔린 채 발견됐고,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을 거뒀다.
A씨는 경찰 신변보호를 받고 있었지만 피해를 면치 못했다. 특히 긴급한 상황에서 도움을 요청하는 스마트워치가 제 기능을 충분히 하지 못했다.
경찰이 처음 A씨의 스마트워치에서 긴급 구조 요청 신고를 받은 것은 전날 오전 11시29분. 즉시 출동했고, 3분 뒤인 오전 11시32분 신고 위치인 서울 명동에 도착했다. 하지만 피해자는 그곳에 없었다.
경찰이 피해자를 찾아 헤매는 사이 A씨는 1분 뒤인 오전 11시33분 재차 스마트워치로 구조 신호를 보냈다. 경찰은 이번에는 명동과 그 인근 피해자 자택을 동시에 찾아가보기로 했다.
그리고 서울 중구 오피스텔에서 피를 흘린 채 쓰러져 있는 피해자를 발견했다. 첫 번째 신고를 접수한 지 12분 만이었다.
시간을 따져보면 경찰은 두 번째 구조 신호가 접수되기 전 이미 다른 현장에 도착했다. 만약 처음부터 제대로 된 장소로 출동했다면 두 번째 신고 전에 A씨를 발견했을 가능성도 있었다.
당초 경찰은 A씨가 착용하고 있던 스마트워치 위치값에 따라 명동으로 출동했다고 한다. 하지만 실제 A씨는 수백미터 떨어진 자택에 있었다.
결과적으로 긴급한 순간 구명줄이 돼야할 스마트워치가 경찰을 잘못된 곳으로 이끌었고, 피해자는 구조를 기다리다 목숨을 잃었다.
경찰 관계자는 "기기결함은 아니고 현행 위치추적시스템의 한계"라며 "보통 위치추적은 셀 방식을 이용하는데 오차 범위가 크다. 지역에 따른데 최대 2㎞ 정도로 본다"고 말했다. 위치정보 오차는 일반적으로 발생하는 일이라 경찰은 통상 출동 이후 일대 수색에 나선다고 한다.
신변보호자가 스마트워치로 긴급 구조 요청을 할 경우 경찰이 엉뚱한 장소로 출동하는 상황이 언제든 벌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이 같은 사례가 처음도 아니다. 지난 2017년 부산에서도 신변보호자 스마트워치로 신고했지만 경찰이 다른 장소로 출동한 사이 살해됐다.
한편 서울 중부경찰서는 A씨 살해 용의자로 B씨를 특정해 추적 중이다.
A씨는 전 남자친구 B씨에게 스토킹 피해를 당한다는 취지로 신고해 지난 7일부터 경찰 신변보호를 받고 있었다. B씨는 약 6개월 전 A씨와 헤어졌지만 지속적으로 연락을 하고 폭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데이트 폭력 신고 이후 A씨는 귀가길 동행, 순찰 보호조치, 임시 숙소 등을 제공받았다고 한다. 또 법원은 지난 9일 B씨에게 100m 이내 접근 금지, 정보통신 이용 접근 금지 등의 잠정 조치도 내렸다.
A씨는 지난 18일 경찰과의 통화에서 '마음이 많이 안정됐다'는 취지로 안심을 표했고, 오는 20일에는 피해 진술을 위해 경찰서를 찾기로 했다. 하지만 이튿날 경찰 동행 없이 자택을 찾았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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