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소방수' 최용수 "이영표 대표와 함께 반드시 잔류"

기사등록 2021/11/18 11:10:24

28일 친정팀 서울 상대로 데뷔전…"물러서지 않겠다"

11위 강원, 강등 위기…최하위 광주와 승점 3점 차

[서울=뉴시스]강원FC 소방수로 등장한 최용수 감독. (사진=프로축구연맹 제공)
[서울=뉴시스] 안경남 기자 = 강등 위기에 놓친 프로축구 K리그1 강원FC의 '소방수'로 나선 최용수(48) 감독이 이영표(44) 강원 대표이사의 비전에 마음이 움직였다고 밝혔다.

최 신임 감독은 18일 강원도청에서 온라인으로 진행된 기자회견에 참석해 "이영표 대표의 비전을 듣고 감독직을 수락했다. 강원의 잔류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출사표를 던졌다.

강원은 9승12무15패(승점 39)로 K리그1 12개 구단 중 11위에 처져 있다.

K리그1 최하위인 K리그2(2부리그)로 다이렉트 강등되고, 11위는 K리그2 승격 플레이오프(PO)에서 승리한 대전하나시티즌과 오는 12월8일과 12일 승강 PO를 통해 잔류 여부를 결정한다.

최 감독은 "힘든 상황에 놓인 건 사실"이라며 "전임 김병수 감독님이 매력적인 축구를 하셨고, 평소 좋아한 선배다. 하지만 내가 어떤 팀을 만드느냐가 중요하다. 축구는 개인 스포츠가 아닌 팀 스포츠다. 개인의 장단점을 파악한 뒤 조합을 잘 맞추고 서로 약점을 보완해주면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강원이 올해 16경기 중 역전승이 단 1번밖에 없다. 뒷심이 부족하다고 느꼈다. 멘탈적으로 일찍 포기하고 그런 점이 데이터로 나와 있다. 포기하지 않고 끈기 있고, 선수들이 경기장에서 헌신하고 팀 승리를 위해서 할 수 있는 것을 해줬으면 한다. 그런 팀을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파이널B((7~12위)에 속한 강원은 스플릿 라운드 2경기를 남겨뒀다. 오는 28일 FC서울 원정 경기를 치른 뒤 12월4일 성남FC와 홈 경기를 갖는다.

뒤에선 최하위 광주FC(승점 36)에 승점 3점 차 추격을 당하고 있고, 바로 위 10위에는 성남(승점 41)이 승점 2점 앞서 있다. 강원으로선 서울전을 무조건 잡은 뒤 성남전에서 승부수를 던져야 한다.

최 감독의 데뷔전 상대는 지도자로 전성기를 보낸 친정팀 서울이다.

그는 "서울은 제 뿌리와 같은 팀이다. 축구 인생을 거의 서울에서 보냈다. 하지만 축구는 도전의 연속이다. 강원에 와서 과거에 연연하면 좋은 상황이 안 나온다. 스스로 절박함을 갖고 접근할 것이다. 서울전은 쉽게 물러서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1994년 안양 LG(FC서울의 전신)에서 프로 데뷔한 최 감독은 제프 유나이티드, 교토퍼플상가, 주빌로 이와타(이상 일본) 등 J리그에서 수많은 득점을 올리며 공격수로 명성을 쌓았다.

[서울=뉴시스]강원FC, 최용수 감독 선임. (사진=강원FC 제공)
국가대표로도 A매치 69경기에 출전해 27골을 넣었다.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을 시작으로 1998년 프랑스월드컵, 2022년 한일월드컵 등에서 활약했다.

2006년 현역 은퇴 후 지도자로 변신한 그는 서울의 코치와 수석코치를 거쳐 2011년 4월 황보관 당시 감독의 사퇴로 감독 대행을 맡으며 본격적으로 감독직을 시작했다.

서울에서 2012년 K리그 우승, 2013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준우승, 2015년 대한축구협회(FA)컵 우승 등을 일궈냈다.

2016년에는 중국 장쑤 쑤닝을 맡아 리그와 FA컵 준우승 등의 성과를 냈고, 2018년 10월 강등 위기의 서울로 돌아와 승강 플레이오프(PO) 끝에 팀을 1부리그에 잔류시켰다.

지난해 7월 서울에서 자진해서 사퇴한 최 감독은 그동안 해설위원 등으로 활동해왔다.

야인으로 지내던 최 감독의 마음을 움직인 건 후배 이영표 대표이사의 비전이었다.

그는 "이 대표에게 진정성이 느껴졌다. 소통하면서 역할 분담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사람이 일을 하는 데 있어서 믿고 의지하지 않으면 큰 성취감을 누릴 수 없다. 서로에 대한 신뢰가 상당히 많은 작용을 했다. 내가 해야 할 일과 이 대표가 해야 할 일이 명확하다"고 했다.

이어 "믿고 의지할 수 있는 후배다. 이 대표가 걸어온 길은 화려하다. 이 자리에 있다는 건 지금까지 살아온 게 나타난 것이다. 각자 할 일이 많다. 반드시 좋은 결과를 내고 싶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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