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해야 할 OTT 늘면서 비용 부담↑
지인과 구독료 나눠 내며 계정 공유
미국서도 성인 41% 계정 공유 조사
구속 공유 서비스 플랫폼도 생겨나
[서울=뉴시스] 손정빈 기자 = 직장인 최진호(33)씨는 현재 문화 생활 관련 구독료만 한 달에 약 6만원을 내고 있다. 최씨가 최근까지 구독한 플랫폼은 넷플릭스·왓챠·유튜브프리미엄·멜론·스포티파이 5가지다. 여기에 최근 국내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디즈니플러스(+)도 구독할 계획이다. 그러면 이제 한 달에 약 6만원을 매달 내야 한다.
지금껏 다른 사람과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공유하는 게 싫어서 계정을 공유하지 않았던 최씨는 이제부터 계정 공유가 가능한 서비스는 모두 친구들과 함께 쓸 계획이다. 잘만 나누면 구독료를 절반 이하로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최씨는 "앞으로 구독할 게 점점 더 많아질 것 같아서 이제부터는 '구독 쪼개기'를 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최근 OTT(Over the Top)는 물론이고 각종 음악 스트리밍 플랫폼 등 구독료를 내야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가 급속도로 늘어나면서 하나의 계정을 여러 명이 함께 사용하는 이른바 구독 쪼개기가 대세가 되고 있다.
스트리밍 서비스가 확장하는 것과 비례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독료를 나눠내면서 비용을 줄이고 있는 것이다. 가령 디즈니+는 하나의 계정을 최대 7명이 함께 사용할 수 있게 했다. 만약 디즈니+ 한 달 구독료 9900원을 7명이 나눠내면 한 달에 1400원만 내도 디즈니+ 콘텐츠를 맘껏 즐길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계정을 2명이서만 나눠써도 비용을 50% 줄이게 된다.
대학생 김지예(25)씨는 "자취를 하다보니 집에 TV가 없고, TV를 꼭 보고싶지도 않다. 그러면 넷플릭스 같은 것들을 두루 봐야하는데 대학생 입장에선 구독료가 부담스러운 금액이어서 친구들과 돈을 같이 내고 있다"고 했다. 구독료 나눠내기는 전 세계적인 흐름이기도 하다. 최근 코드커팅닷컴 조사에 따르면, 미국 성인 시청자의 41%가 계정을 공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씨처럼 지인과 계정을 공유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아예 구독 공유 서비스를 활용하기도 한다. 활용하는 플랫폼이 늘어날수록 함께 쓸 지인을 찾는 것도 쉽지가 않기 때문이다.
링키드나 피크플러스 같은 스타트업이 특정 플랫폼 사용을 원하는 고객을 연결해주는 사업을 하고 있다. 구독 공유 서비스를 활용하면, 친구들과 계정을 공유할 경우 생길 수 있는 송금 등 번거로운 돈 문제가 없다는 게 최대 장점이다.
OTT 업계 등은 현재로서 구독 쪼개기를 오히려 장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국내 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OTT 시장 경쟁이 극심해지면서 구독자 유치가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디즈니+가 한 계정을 7명이 나눠서 쓸 수 있게 하고 동시 접속은 4명까지 되게 한 건 다분히 넷플릭스를 의식한 조치로 분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OTT 생태계는 이제 막 형성되는 시기이기 때문에 앞으로 어떻게 상황이 변할지 아무도 모르지만, 여러명이 한 계정을 이용하는 방식은 꾸준히 유지가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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