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청년과 반상회 "기본소득 시도 안하면 영원히 불가능"
스타트업·벤처 기업인 만나 "균형발전이 인력난 근본대책"
마산 3·15 의거 기념 동판에 절하고 어시장 바닥민심 훑어
거제 캠핑장서 예비부부와 토크쇼…김혜경에 '깜짝 전화'도
전국 순회 민심 행보 첫 행선지로 울산에 이어 부산을 방문 중인 이 후보는 이날 오후 스튜디오 형태로 개조된 버스에서 지역 청년 4명과 국민반상회를 열었다.
이 후보는 "다양하게 청년의 의견을 들어보는 방법으로 매타버스 안에서 국민반상회를 한 번 해보기로 했다. 약간 아재 냄새가 나지만 그런 방식으로 얘기해보겠다"며 "오늘 얘기로 끝낼 게 아니라 가능하면 정책으로 만들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대표공약인 기본소득이 급진적이라는 지적에 "논쟁적이라고 시도 안 하고 포기하면 영원히 불가능하다"며 "복지 지출을 늘려야 경제가 성장한다는 게 이미 십수년 전에 난 세계적인 결론"이라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기본소득은 복지가 아니라 투자 개념이지 않냐는 한 참가자의 언급에 반색하며 "객관적으로 진실인데 고정관념 때문에 제대로 판단하지 않는 경향이 생기고 신화가 많다"며 여성 할당제 논란을 꺼내기도 했다.
그는 "성 할당제는 특정 성이 30% 이하로 내려가지 않게 하자는 것이다. 그래서 누가 혜택을 보냐면 공무원 시험에서 남성이 혜택을 본다"며 "이게 현실인데도 피해 본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고, 이걸 아예 없애버리겠다고 하면 막 박수친다"고 꼬집었다.
일자리를 늘려달라는 주문에는 "일자리를 제가 만들 수는 없다"며 "정치인들이 일자리 몇 개를 만든다고 하는데, 솔직히 저는 그 말을 못 한다. 책임져야 하니까"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민간이 일자리를 만드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그 환경의 핵심은 자유로움과 공정성"이라며 "너무 자유로워서 강자가 약자를 잡아먹고 부정식품이라도 사먹을 자유를 만들면 나라는 망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후보는 유라시아 철도에 대해선 "부산이 종착지이자 출발지가 된다"며 의지를 보인 반면, 한일 해저터널에는 "부산은 그걸 뚫어놓으면 경유지가 돼버린다"고 회의적으로 말했다.
이 후보는 "저한테 가끔 겁이 없는 사람이냐고 물어보는데 겁이 없는 사람은 없다"며 "MBTI 검사 하면 지금 보여지는 것과 완전 반대"라면서 웃기도 했다.
이날 오전 이 후보는 부산 영도의 한 복합문화공간에서 부산 지역 스타트업·소셜벤처 기업인과도 만났다.
그는 서울과 지방 간 격차로 인한 지역 인재 채용 어려움을 토로한 기업인들에게 "균형발전이 근본적인 대책이고, 핵심은 국가 재정과 권력을 지방에 많이 쓰는 것"이라며 "균형 발전이 인재 문제, 구조 문제도 해결하는 단초를 만들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부산 재미없다, 솔직히. 재미있는데 강남같지 않은 측면이 있다. 젊은이들은 같은 조건이면 서울로 가고 싶다"며 "그보다 나은 환경을 만들려면 부산의 매력을 계속 키워야 한다. 과거에 부산의 고갯길이 고통이었지만 지금은 매력이지 않나"라고 했다.
이 후보는 이에 앞서 이날 첫 일정으로 유엔군 소속으로 6·25 전쟁에 참전했다가 전사한 장병들이 안장된 부산 유엔기념공원을 찾아 참배하고 "'함께 사는 세상' 자유와 평화를 위한 님들의 숭고와 희생을 기억하겠습니다. 공존과 번영으로 보답하겠다"고 방명록을 적었다.
그는 참배 후 기자들과 만나 "공산주의 이념 실현이 대체 무슨 큰 의미가 있다고 동족에게 총부리를 들이대 수백만명이 생명을 잃고 전국이 초토화되는 상황을 만들어냈나"라며 "이념보다 중요한 건 생명이고 더 중요한 건 우리 모두의 안전과 평화"라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부산 일정을 마친 뒤 경남 창원으로 넘어가 마산 3·15 의거 기념관을 찾았다. 그는 당시 마산 시민들이 선거 무효를 외쳤던 장소를 기념하기 위해 만들어진 표식 동판 위에 무릎을 꿇고 큰 절을 올렸다.
한 여성이 다가와 "정말 잘 할 수 있습니까"라고 묻자 이 후보는 "그럼요. 기회를 주시면 잘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지자와 시민들은 "이재명은 합니다" "이재명 대통령"을 계속해서 연호했고, 이 후보는 차를 타고 시장을 빠져나가면서 창문 밖으로 양쪽 엄지를 치켜세워 보이며 화답했다.
이날 마지막 일정으로 거제 옥계해수욕장 오토캠핑장을 찾은 이 후보는 예비부부와 함께 '명심캠프' 토크쇼를 가졌다.
이 후보는 부인 김혜경씨가 이 행사에 같이 참석하려다 낙상사고로 오지 못했다며 즉석에서 깜짝 통화를 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며칠 전에 '우리 같이 살길 잘했다'고 아내가 얘기했고 저도 공감했다"며 "혼자 있다가 쓰러졌으면 누가 봐줬지, 이렇게 죽을 수도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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