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화제된 레시피부터 방송 소개 레시피까지 제품화
소비자 반응도 긍정적…모디슈머 제품 판매율 고공행진
[서울=뉴시스] 김동현 기자 = 식품업계의 모디슈머 마케팅이 대세로 자리잡는 모습이다.
모디슈머는 '수정하다'라는 뜻의 '모디파이(modify)'와 소비자를 뜻하는 '컨슈머(consumer)'가 합쳐진 신조어다. 다양한 제품을 조합해 새로운 맛을 창조해내는 이들을 뜻한다.
모디슈머는 기호에 맞게 조리법을 바꿔서 새로운 음식을 만들고 이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상에 공유해 화제를 불러 일으킨다. 식품업계의 경우 모디슈머의 레시피를 활용한 제품을 출시하는 방식으로 흥행 대박을 만들어내고 있다.
최근에는 일반 소비자들이 만든 레시피에 국한하지 않는다. 방송을 통해 소개된 요리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 상품화하기도 한다. 모디슈머 마케팅이 위드 코로나 시대에 식품업계의 주요 수입원으로 자리 잡을 지 주목된다.
12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모디슈머는 2012년부터 SNS 상에서 짜파구리(짜파게티+너구리), 너볶이(너구리+떡볶이), 오파게티(오징어짬뽕+짜파게티) 등 라면을 이용한 음식을 선보이면서 두각을 나타냈다.
모디슈머의 활약은 라면 업계에 지각변동을 일으켰다. 실제로 모디슈머의 레시피가 공개된 이후 농심 짜파게티는 2013년 상반기 725억원의 누적 매출을 기록하는 등 매출 2위 브랜드로 성장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라면을 넘어 다양한 제품을 대상으로 한 모시슈머 레시피가 공개되고 있다. 예전에는 특이한 현상으로 받아들여졌던 것이 최근에는 일반화되며 식품업계에 신제품 출시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모디슈머 레시피가 실제 상품화된 대표적인 사례는 오뚜기 크림 진짬뽕, 프레시지 '우삼겹 치즈 쫄면'·'채끝짜퐈떡볶이', 누룽지와 함께 선보인 팔도 한정판 '일품해물라면' 등이다.
이 같은 트렌드는 라면업계를 중심으로 다른 식품으로 확대되며 최근에도 이어지고 있는 중이다.
농심은 지난달 모디슈머 열풍에 착안해 만든 신제품 '카구리 큰사발면'을 출시했다. 카구리는 너구리에 카레를 넣어 먹는 레시피로 매콤하고 감칠맛 나는 국물이 특징이다. 최근 PC방 인기 메뉴로 사랑 받고 있다.
많은 소비자가 카구리 큰사발면 출시 소식에 큰 기대감을 드러냈고, 실제 매출로 이어지고 있다. 카구리 큰사발면은 출시 한 달 만에 230개 이상 판매되며 초반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실제로 맛본 소비자들은 "즐겨 먹던 카구리 맛 그대로 컵라면으로 나와 더욱 간편하게 먹을 수 있다", "카레와 면 요리를 좋아한다면 절대 싫어할 수 없는 맛" 등 호평을 쏟아내고 있는 중이다.
모디슈머 마케팅은 새로운 제품 출시에 국한되지 않는다. 기존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이 뜨거울 경우 제조사들은 모디슈머들이 즐기는 레시피를 제품 패키지에 담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서 오뚜기의 열라면에 순두부를 넣어 먹는 레시피가 화제가 된 것이 대표적이다. 오뚜기는 모디슈머의 반응에 주목, 공식 SNS에 순두부 열라면 레시피를 선보이고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롯데제과도 한 때 빠다코코낫 사이에 팥 앙금과 버터를 넣어 먹는 '앙빠'가 주목을 받자 모디슈머 레시피를 패키지에 담으며 인기를 끌었다. 소비자들은 높은 관심을 보였고 빠다코코낫 매출은 종전대비 30% 이상 껑충 뛰었다.
일반 소비자들이 만든 레시피가 제품화되는 것이 1세대 모디슈머 마케팅이었다면 최근에는 2세대 모디슈머 마케팅이 전개되고 있다. 방송에 소개된 제품들이 식품 기업들에 의해 신제품으로 탄생하고 있는 것이다.
hy는 최근 스타들이 직접 개발한 레시피로 경연을 펼치는 KBS 예능 프로그램 펀스토랑에서 소개된 이경규의 바질 라면을 실제 제품으로 출시했다. 닭고기 라면, 복돼지 라면에 이은 세 번째 출시 제품이다.
바질라면은 국내산 돈(豚)뼈와 우사골 농축액에 바질페스토를 섞어 원물의 진하고 깊은 맛이 특징이다. 제품은 냉장 밀키트 제작된다. 소비자들의 주문과 동시에 만든 뒤 다음 날 프레시 매니저가 전달하는 방식으로 판매된다.
hy는 향후 바질라면처럼 방송에 소개된 레시피는 물론 스타 셰프와 호텔, 프리미엄 레스토랑 등 다양한 분야와 협업으로 밀키트 라인업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더반찬&은 연예기획사 '하이브'의 관찰 예능 프로그램 '인더숲 세븐틴 편'에 등장한 '김치 짜글이 칼국수'를 가정간편식(HMR)으로 출시했다. 인더숲 세븐틴 편은 인적 드문 숲 속에서 펼쳐지는 그룹 세븐틴의 여행을 담아냈다.
콘텐츠에서는 세븐틴 멤버들이 요리연구가 백종원 대표에게 비법 레시피를 전달받아 짜글이 칼국수를 요리하는 모습이 소개됐다. 이를 시청한 많은 팬들은 짜글이 칼국수를 따라 만들어 먹어보는 등 뜨거운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더반찬&은 김치 짜글이 칼국수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반영, 세븐틴 멤버들이 선보인 짜글이 칼국수를 HMR 제품을 선보였다. 국산 김치와 국산 돼지고기를 비롯해 각종 채소들을 넣고 얼큰하게 끓인 짜글이 찌개에 칼국수를 넣은 제품이다.
업계 관계자는 "집에서 여가를 보내야 하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다양한 모디슈머 레시피를 재미있는 요리놀이로 인식하는 소비자가 증가했다"며 "인기 레시피가 제품으로 출시될 경우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 매출에도 긍정적이다. 모디슈머 마케팅은 반짝 인기를 끌었다가 사라지지 않고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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