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소액도 가능한 부동산 간접투자 시장 관심
리츠 시장, 1년 새 자산규모 21.8% 늘어…63조원
정부도 배당소득 세제혜택 주며 간접투자 지원
건물 주식처럼 사고파는 부동산 거래플랫폼도
"MZ세대 접근 용이…수익 실현 가능한지 봐야"

이씨는 지난해부터 이른바 '동학개미운동'이 거세게 일자 뒤늦게 "나만 벼락거지가 될 수 없다"며 호기롭게 주식시장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최근 '코스피 3000'선이 붕괴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자 부동산에서 얻는 수익을 주주들에게 배당하는 리츠 투자에도 관심을 갖게 됐다.
이씨는 "부동산 투자에도 관심이 많지만 직접투자에 나서기에는 규제가 너무 많고 대출규제까지 강화돼 마음을 접었다"며 "리츠는 비교적 소액으로도 안정 자산인 부동산에 투자할 수 있어 주변에서도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이른바 '영끌', '빚투' 등의 신조어까지 등장시키며 부동산 및 주식 시장의 '큰 손'으로 부상한 2030세대가 집값 급등, 부동산 규제 강화 등이 이어지자 부동산 간접 투자 시장으로도 눈을 돌리고 있다
12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리츠는 282개로 2019년 말(248개) 대비 13.7% 증가했다. 총 자산규모도 63조1000억원으로 전년도(51조8000억원) 대비 21.8% 늘었다.
리츠는 주식회사 형태로 다수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부동산에 투자를 하고, 그 수익을 돌려주는 부동산 간접투자 회사다.
정부는 부동산 시장, 특히 주택 시장으로 쏠리는 시중 유동성을 리츠로 돌리기 위해 배당소득에 대한 분리과세 등 세제혜택도 주고 있다.

국토부가 2020년 말 기준 운용 중인 리츠의 배당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8.33%로 나타났다. 상장 리츠의 배당수익률은 7.13%다.
정부는 리츠 중에서도 주식시장에서 자유롭게 사고 팔 수 있는 상장 리츠의 경우 올해 수익률이 더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2020년 신규 상장한 6개 리츠의 상장시점이 하반기에 몰려 정상적인 배당이 이뤄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상업용 부동산 소유권을 '디지털 수익증권(댑스·DABS)'의 형태로 사고파는 부동산 거래 플랫폼도 등장했다.
지난 2019년 12월 금융위원회 혁신금융서비스 인가를 받은 '카사'는 지난해 9월 공식 애플리케이션(앱)을 런칭하고 본격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카사는 수십, 수백억원에 달하는 강남 빌딩을 100만원 등 비교적 소액 단위로 쉽게 투자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건물 소유주가 상장을 신청하면 감정평가를 받은 뒤 부동산 신탁회사가 부동산 수익 증권을 발행한다. 이 부동산 수익 증권은 카사 플랫폼 내에서 공모 청약을 통해 분배되고, 이후 댑스 형태로 중개가 이뤄지는 방식이다. 카사는 이러한 방식으로 올해 9월까지 3호 건물 공모를 마쳤다.
건물 공모에 참여해 댑스를 소유한 투자자들은 3개월에 한 번씩 건물 임대료에 대한 분기 배당을 받을 수 있다. 배당수익은 물론 시세 차익, 매각 차익 등도 받는다.
비교적 소액으로도 강남의 빌딩에 투자할 수 있다 보니 20~30대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다고 한다. 카사에 따르면 1호 건물인 '역삼 런던빌' 공모 당시 전체 투자자 중 20~30대 비중이 64.53%에 달했다. 2호 건물인 '서초지웰타워' 공모에서도 20~30대가 전체 투자자의 49.3%를 차지했다.
카사 예창완 대표는 "상업용 부동산은 그동안 쉽게 투자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가 아니었는데 MZ세대들은 카사 플랫폼을 통해 해당 부동산의 정보를 파악하고, 바로 투자 및 거래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카사 이 외에도 현재 루센트블록, 펀드블록, 엘리시아 등이 비슷한 형태의 부동산 거래 플랫폼을 준비 중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부동산 간접투자의 경우 절세 등의 장점이 있지만 금융적 리스크가 있을 수 있는 만큼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위원은 "리츠 등 간접투자는 명의 이전 등의 절차가 필요 없어 절세가 가능하고, 본인이 직접 관리하지 않아도 되는 만큼 목돈을 투자할 여력이 없는 MZ세대가 접근하기 용이해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자세한 분석 없이 투자를 할 경우 금융적 리스크가 있을 수 있다"며 "기대한 수익률이 실현 가능한지에 대한 판단은 꼭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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