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뉴시스] 신대희 기자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전두환 옹호' 발언 22일 만인 10일 광주를 찾아 사과한 것을 놓고 5·18민주화운동 단체와 광주시민사회가 "일방통행 사과이자 진정성 없는 정치 쇼"라고 비판했다.
5·18민주유공자 3단체(유족회·부상자회·구속부상자회)와 5·18기념재단은 이날 윤 후보의 5·18국립민주묘지 참배 직후 공동 성명을 내고 "자신이 선택한 일정과 장소 방문만을 공개한 윤 후보의 사과 행보는 지극히 일방적이었다. 실망스럽다"고 지적했다.
5·18단체는 "어떤 내용으로 사과를 할 것인지에 대한 답변 요청은 공허한 메아리가 돼 5·18묘지 언저리를 떠돌고 말았다"며 "사과를 받든 말든 일정대로 갈 뿐이라는 오만함마저 느껴진다"고 꼬집었다.
이어 "제1야당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에게 회피해서는 안 될 국가적·국민적 과제로서 5·18문제에 대한 답변을 요청한 것"이라며 구체적인 약속과 진정성이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헌법 전문에 5·18정신을 올려야 한다는 생각'이라는 발언에 주목하며 일말의 기대는 놓지 않겠다. 사과의 마음이 어떻게 공약과 정책으로 구체화되는지 지켜보겠다"고 강조했다.
광주 지역 100여 개 시민·사회단체도 공동 성명을 통해 "윤석열은 광주 공동체가 진정한 사과의 전제로 내세운 구체적 요구에 대한 답변 없이, 분향 없는 거짓 사과를 마치고 돌아섰다. 정치 쇼로 그친 거짓 참배를 규탄한다"고 했다.
단체들은 "윤석열은 5·18 망언자들에 대한 분명한 제명 요구에 답했어야 했고 헌정 질서를 유린한 전두환의 국립묘지 안장에 대해서도 단호한 반대 입장을 천명해야 했다. 이런 구체적인 조치를 생략한 5·18민주화운동 헌법 전문 수록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라고 지적했다.
또 "시민 학살로 권력을 장악한 자의 국립묘지 안장에 대한 반대 입장도 밝하지 못하면서 어떻게 광주의 아픈 역사를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역사로 만들겠다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전두환 고향에 가면 전두환의 업적을 찬양하고, 광주에 오면 5·18을 계승하겠다는데 이 두 가지가 양립 가능한 일인가"라며 "이 모순된 모습에서 우리는 권력욕에 사로잡혀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 위험한 정치인의 모습을 본다. 광주 공동체의 요구는 대선 후보의 의무다. 이마저도 할 수 없다면, 대통령이 되겠다는 당신의 발걸음을 멈추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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