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대출 10조3000억↑…가계대출 풍선효과
가계대출 5조2000억↑…주담대 4조7000억↑
10일 한국은행의 '2021년 10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 10월 말 기준 은행권 기업대출은 전월 말 대비 10조원3000억원 증가한 1059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10월 증가액 기준으로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04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기업대출 증가폭은 같은 월 기준으로 지난 6월부터 5개월 연속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가계대출 규제 강화로 은행들이 기업대출에 대한 태도를 완화 하면서 대출이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박성진 한은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차장은 "전반적인 흐름은 아닐 수 있지만 일부 가계대출 증가율 관리 목표를 넘어선 은행들이 기업대출에 대한 태도를 완화하면서 늘어난 측면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가계대출 관리 강화의 영향으로 기업대출에 대해서는 대출을 완화하고 가계대출은 더 엄격하게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체 기업대출을 견인한 건 코로나19의 타격을 크게 받은 중소기업이었다. 중소기업대출은 8조원 늘어난 881조원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로 인한 자금수요와 은행·정책금융기관의 금융지원, 부가가치세 납부, 시설자금 수요 등의 영향이다. 자영업자가 주로 빌리는 개인사업자대출도 2조6000억원 늘어났다. 중소기업대출은 10월 기준으로 관련 통계 속보치 작성 이후 두 번째로 큰 폭으로 늘었다.
대기업 대출은 2조3000억원 늘어난 178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분기말 재무비율 관리를 위한 일시상환 재취급, 은행들의 기업대출 확대 노력 등으로 증가폭이 확대됐다. 회사채 발행은 금리 변동성 확대와 전월 선발행 확대의 영향으로 2000억원 순발행 돼 규모가 축소됐다. 주식발행은 기업공개가 줄어들면서 전월보다 줄어든 1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가계대출 역시 주택매매 수요가 이어지면서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증가세를 이어갔다. 가계대출 잔액은 1057조9000억원으로 한 달 전 보다 5조2000억원 늘어났다. 규제 강화 등의 영향으로 전월(6조4000억원) 보다는 증가 규모가 소폭 축소됐다.
10월 늘어난 가계대출 중 전세대출 등 주택담보대출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전세자금대출이 2조2000억원 증가하면서 전체 주택담보대출은 4조7000억원 늘었다.
박 차장은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에도 불구하고 주택매매나 전세자금 수요 자체는 여전히 높게 유지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며 "주담대 증가폭이 전월보다 축소된 것은 집단대출 수요가 감소한 영향이 큰데, 집단대출이 줄어든 것은 대출 총량관리 등의 영향이라기 보다는 이번 달 중도금이나 입주에 따른 잔금 수요가 줄어든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등 기타대출 증가세는 주춤했다. 기타대출은 10월 5000억원 느는데 그쳤다. 은행권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 조치, 대출금리 인상 등의 영향이다.
박 차장은 "신용대출이 지난 8월이후 소폭 느는데 그치고 있는데 대출 규모를 연소득 한도 내로 제한하고 있고 심사도 강화하고 있는 등 가계대출 총량 관리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영향이 컸다"며 "가계대출 금리가 신용대출 금리를 중심으로 인상되고 있고 기준금리 인상도 시차를 두고 꾸준히 가계나 개인의 조달금리 상승에 따른 수요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you@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