洪 "깨끗이 승복"…尹 "경선 과정 용서해 달라"
경선 막판 '망언 후보' 상호비방전…고소까지
"본인·부인·장모리스크" vs "진흙탕으로 26년"
전문가 "野는 집권열망, 與처럼 불복 없을 것"
"속으론 싫을것…서로 明보다 싫어해" 우려도
[서울=뉴시스] 김승민 전재훈 기자 = 국민의힘 대선 본경선이 5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 후보 선출로 마무리됐다. 홍준표 유승민 원희룡 후보도 모두 승복했다. 하지만 '윤홍대전'이 치열했던 만큼 윤 후보가 홍준표 의원과 앙금을 봉합하고 '원팀'으로 정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특히 홍 의원은 민심에서 이기고도 당심에서 짐에 따라 아쉬움을 남겼다.
홍 의원은 이날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후보 발표 뒤 낙선 인사말을 통해 "경선 결과에 깨끗이 승복한다"며 "윤석열 후보님께 축하드리고 국민 여러분과 당원 동지 여러분들이 모두 합심해서 정권교체에 나서주도록 당부드린다"라고 당부했다.
윤 전 총장은 수락연설에서 "치열한 경선과정에서 혹여 마음을 상하게 했다면 너그러이 이해하고 용서해 달라"며 "이제 우리는 원팀이다. 정권교체의 대의 앞에 분열할 자유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경선 과정에서 깊어진 갈등의 골로 미뤄볼 때, 양측이 곧바로 화학적 결합에 이르기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윤 전 총장은 전당대회 직후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홍준표 의원에게 선대위원장직을 제안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조속한 시일 내에 홍 후보님, 또 유승민·원희룡 후보님을 빨리 만나뵙고 말씀을 들어보고 어떤 역할을 하실 생각이 있는지, 어떤 역할을 부탁드려야 될지 말씀을 나눠보겠다"고 말했다.
앞서 홍 의원은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제가 아닌) 반대의 결과가 나오면 경선 흥행의 성공 역할에 만족하고 당을 위한 제 역할은 거기까지다. 백의종군하겠다"라고 적었다가 곧바로 '백의종군하겠다' 문구를 삭제해 윤 전 총장 당선 시 '원팀'이 어려워지지 않겠느냐는 우려를 낳기도 했다.
윤 전 총장과 홍준표 의원 사이의 상호 비판과 견제는 경선이 막바지로 접어들수록 강도를 더해갔다. 지난달 24일 양 캠프는 상대 후보의 문제성 25건씩을 각각 엮어 '홍준표 후보의 망언·막말 리스트', '윤석열 후보의 실언·망언 리스트'라며 맞부딪혔다.
급기야 지난달 30일 서울대 커뮤니티에 익명으로 올라온 '공천 협박' 주장 게시글을 둘러싸고는 윤 전 총장 측 권성동 의원이 홍 의원 측 여명 대변인을 직접 고소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윤 전 총장과 홍 의원 당사자 간에도 날선 공방도 오갔다.
지난 15일 맞수토론을 통해 공식적으로 열린 '윤홍대전'에서는 홍 의원이 윤 전 총장을 겨냥해 "본인 리스크, 부인 리스크, 장모 리스크 등 이렇게 많은 리스크를 가진 후보는 처음"이라며 "이재명 후보가 역사상 가장 도덕성 없는 후보라고 보는데, 적어도 도덕성 문제에 관해서는 (윤 전 총장이) 피장파장"이라고 공세 수위를 높였다.
이에 윤 전 총장은 "홍 후보님 처남이 교도소 공사 준다고 해서 실형 받은 것은 본인과 관계가 없는 거냐"라고 반문하며 "이런 진흙탕으로 당을 26년 지켰다고 하면서, 5선에 지사도 했으면 좀 격을 갖추라. 후보님이 잘 하셨으면 제가 나올 이유가 없다"고 맞받았다.
그러나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윤홍대전' 분열이 지속되지는 않을 거라는 전망이 중론이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보수층은 집권, 정권교체의 열망이 너무 크기 때문에 당선된 후보 중심으로 신속하게 세가 결집될 것"이라고 봤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낙연 전 대표의 경우 대장동 의혹의 와중이던 차에 경선 개표 결과를 납득하지 못하는 측면이 있었는데 지금 국민의힘은 그런 조짐이 없고, 절차가 문제 없다면 반발은 어렵다"고 일축했다.
다만 장성철 대구가톨릭대 특임교수는 "불복은 안 할 것이나, 심정적으로는 같이 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 클 것"이라며 "SNS를 보면 상대방을 이재명보다 더 싫어한다는 얘기도 나오는 마당인데, 이런 상황을 다독일만한 원로도 없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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