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발사주 수사 54일 만에 소환조사 출석
공수처차량+차폐시설…외부 노출 피해
고발장 작성·전달 여부 집중 추궁할 듯
직속상관 尹 지시·승인·묵인 가능성 의심
공수처가 범여권 인사 고발장 작성·전달 개입 의혹을 부인해온 손 전 정책관을 상대로 유의미한 진술을 받아낼 수 있을지, 나아가 사건 당시 손 전 정책관의 직속상관이었던 윤 전 총장의 개입 여부를 확인할 단서를 찾을지 주목된다.
손 전 정책관은 2일 오전 10시께 공수처에 비공개 출석했다. 공수처 차량으로 정부과천청사에 출입, 차폐시설을 이용해 공수처로 이동하며 외부 노출을 피했다. 피의자 의사가 반영된 비공개 출석이었다.
공수처가 손 전 정책관을 피의자 중 맨 처음으로 소환한 것은 그가 의혹의 실마리를 풀어낼 열쇠를 쥐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공수처는 일단 손 전 정책관을 상대로 지난해 총선을 앞두고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실 검사 등에게 범여권 인사 고발장 작성을 지시했는지, 그리고 이 고발장이 어떤 경로를 거쳐 김 의원 손에 들어갔는지 등을 집중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그에게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공무상비밀누설, 개인정보보호법·형사절차전자화법·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가 적용된 상태다.
손 전 정책관은 그간 고발장 작성 및 전달에 관여한 바 없다며 자신의 혐의를 부인해왔다. 지난달 26일에 있었던 자신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는 '손준성 보냄' 파일은 자신에게 들어온 여러 고소·고발장 중 '반송'했던 것 중 하나일 뿐이며, 어떻게 김 의원 손에 들어갔는지는 모른다고 선을 그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공수처는 손 전 정책관 혐의 입증 못지않게 윤 전 총장의 개입 여부를 확인할 단서를 찾는 데도 주력해야 하는 상황이다. 수사 착수 당시 윤 전 총장도 손 전 정책관과 같은 혐의로 입건한 공수처는 야권 유력 대선주자를 표적수사 한다는 정치적 비판을 떠안은 채 수사를 이어왔다.
만약 그가 야당 경선에서 승리할 경우 선거 개입 논란은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다. 이러한 비판을 잠재우려면 윤 전 총장이 고발사주를 지시나 승인, 또는 묵인했다는 의혹을 입증할 물증이나 진술이 확보돼야 한다.
그러나 윤 전 총장은 자신을 겨냥한 공수처의 고발사주 의혹 수사에 대해 "정권교체를 막기 위한 정치공작"이라고 비판하는 등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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