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일 주영 북한 대사, 영국 글래스고 개최 COP26 참석
정상회의장 입장권 없어 거부당했다가 다시 들어가
COP26서 한미 접촉 계획 있냐 묻자 "노 코멘트"
뉴시스는 1일(현지시간) 스코틀랜드 글래스고 스코티쉬이벤트캠퍼스(SEC)에서 COP26 특별 정상회의를 앞두고 각국 대표단의 회의장 입장을 취재하던 중 최일 주영 북한 대사를 만났다.
최 대사는 COP26에서 나눠준 지구가 새겨진 검은색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 수행원 한 명을 대동한 최 대사는 회의장에 들어가려다 입구를 지키고 있는 경비원에 제지당했다.
정상이 아닌 인사가 회의장에 입장하려면 사전에 정부 대표단과 국제기구 참관자 등 소수에게만 배포된 특별 티켓을 보유하고 있어야만 한다.
당황한 수행원이 경비원에게 재차 설명하며 어딘가로 전화를 걸기도 했지만 경비원은 단호했다. 이에 최 대사는 결국 회의장에 들어가지 못하고 일단 발길을 돌렸다.
최 대사를 따라붙어 북측 대사가 맞냐고 묻자 부인하지 않았다. 수행원은 최 대사 옆에서 어딘가로 다시 바쁘게 전화를 걸었다.
최 대사는 COP26에서 미국이나 남측과 접촉할 계획이 있냐고 묻자 "노 코멘트, 노 코멘트"라고 반복해 답했다.
최 대사는 손에 노란색으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고 선명하게 적힌 붉은색 북한 외교여권을 들고 있었다. 사진을 촬영하려 하자 등을 돌리며 피하더니 수행원과 서둘러 자리를 떴다.
추후 회의장 안에서 최 대사가 자리에 앉아 정상들의 연설을 듣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앞서 불거진 절차상 문제를 해결하고 무사히 회의장에 입장한 것으로 보인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도 이날 자리하고 있었다.
북한은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으로 기후 총회에 참석해 왔고 올해 COP26에도 대표단이 온다고 알려진 바 있다. 영국은 남북 모두와 수교하고 있으며 런던에는 주영 북한 대사관도 운영 중이다.
COP26 공식 플랫폼의 참석자 명부에 있는 북한 관계자들은 관심 주제를 '역량 구축', '기후 금융', '적응·회복력·재난위험 축소·손실·피해', '과학·연구' 등으로 분류해 놨다.
전달 31일부터 이달 12일까지 진행하는 COP26에선 약 200개국이 모여 기후변화 대응 문제를 논의한다. 미국과 한국 정부 관계자들도 여럿 참석하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겸 노동당 총비서는 최근 기후 변화의 위험을 재차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북한은 코로나19 사태 속에 폭염, 가뭄, 수해 등 심각한 자연 재해를 겪어 왔다.
김 위원장은 9월 초 북한 노동당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세계적으로 재해성 기상 현상이 우심해지고 있고 우리나라에도 그 위험이 닥쳐들고 있는 상황"이라며 수해 등을 예방하기 위한 국토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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