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주택거래 '연중 최저'…계속되는 매도·매수 줄다리기

기사등록 2021/11/01 15:10:50

지난 9월 아파트 거래량 2688건, 연중 최저치

두 달 연속 거래 감소세…10월도 한파 이어져

"집 사려는 사람 끊겨…집주인도 호가 안내려"

거래량 감소가 집값에 어떤 영향 미칠지 주목

일선 중개업자들 "내려갈 수도" vs "유지될 것"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서울 영등포구 63스퀘어 빌딩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모습. 2021.10.25. bjko@newsis.com

[서울=뉴시스] 강세훈 기자 = 지난 9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이 연중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는 등 주택시장에 거래 한파가 극심해지고 있다. 수요자들은 고점 인식 확산으로 관망세로 돌아선 반면, 집주인들은 호가를 내리려 하지 않으면서 연말로 갈수록 거래절벽이 심해지는 양상이다.

1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9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2688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4월(3669건)보다 적어 연중 최저 수준이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 7월 4702건 이후 8월(4190건)과 9월(2688건) 두 달 연속 감소했으며, 10월 매매 거래량도 이날 현재 1095건에 그치고 있다. 다만 10월 거래량은 신고기한(30일)이 한 달 가량 남아 있다.

최근 거래량이 급감한 것은 매도자와 매수자의 생각 차이가 크게 벌어지면서 실거래로 이어지지 않는 줄다리기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 강북구의 공인중개사 A씨는 "매물도 많지 않고 찾는 사람들도 거의 없다"며 "대출이 막혀서 급하게 집을 사려는 사람이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매수자 입장에서는 고점이란 인식이 있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지 않는데다 대출 규제 등으로 살 수도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서울 아파트 매수심리를 나타내는 한국부동산원의 '매매수급지수'는 100.9로 여전히 기준치 100을 넘어 수요가 공급보다 많은 상태지만 최근 7주 연속 하락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매도자들도 양도세 부담 때문에 적극적으로 매물을 내놓지 않는데다 집값이 더 오를 것이란 기대가 있어 호가를 내리는 분위기는 아니란 게 일선 중개업자들의 설명이다.

서울 성북구의 공인중개사 B씨는 "집주인들이 호가를 낮출 생각이 없어 급매물은 찾기 어렵다"며 "무엇보다 양도세 부담이 너무 커서 팔아도 남는 게 없으니 그냥 버티겠다는 집주인이 많다. 두 채를 팔면 양도세 때문에 한 채는 정부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서울 아파트 매물도 크게 늘지 않는 모습이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으로 서울 아파트 매매 매물은 4만2471건으로 한 달 전 3만9639건에 비해서는 7.1% 늘었지만 1년 전 4만5003건에 비해서는 5.6% 줄어든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거래량 감소가 집값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하고 있다.

부동산원의 통계를 보면 지난주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은 0.16%를 기록했다. 8월 넷째 주 0.22%를 고점으로 최근 9주 연속 둔화되긴 했지만 여전히 높은 상승세 유지되고 있다.
 
정부는 집값 상승률 둔화, 실거래가 하락 사례 등의 지표를 근거로 집값 안정 단계 초기 국면에 진입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입주물량 감소, 전세시장 불안, 내년 대선 등을 이유로 상승 여력이 남아있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또한 통상 거래량 감소는 하락 전조 현상 중 하나로 꼽히지만 최근 강남권 고가 주택을 중심으로 신고가 행진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일선 공인중개사들의 반응도 엇갈린다. A씨는 "강남의 경우 신고가가 이어지고 있다고 하지만 서울 대부분 지역 집값이 정체 돼 있다"며 "몇 개월만 이 상태가 지속되면 집값이 내려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B씨는 "여전히 매도인들은 집을 싸게 내놓으려 하지 않는 분위기라서 가격이 떨어져도 많이 떨어질 것 같지는 않고 당분간 현 수준에서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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