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탓에…작년 전세계 결핵 사망자, 10여년만에 첫 증가

기사등록 2021/10/15 09:48:55

코로나19 대응에 자원 총동원…결핵 치료 노력 후퇴

[가우하티(인도)=AP/뉴시스]지난 2018년 3월24일 결핵 환자 1명이 인도 가우하티의 병원에 앉아 있다. 지난해 전 세계에서 결핵으로 숨진 사망자 수가 10여년만에 처음으로 늘었다고 세계보건기구(WHO)다 14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는 코로나19 대유행과 싸우는데 자원이 전용됨으로써 결핵 검사 및 치료를 위한 노력이 위축된 때문이라고 WHO는 말했다. 2021.10.15
[런던=AP/뉴시스]유세진 기자 = 지난해 전 세계에서 결핵으로 숨진 사망자 수가 10여년만에 처음으로 증가했다고 세계보건기구(WHO)가 14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는 코로나19 대유행과 싸우는데 자원이 총동원되면서 결핵 검사와 치료를 위한 노력이 위축됐기 때문이라고 WHO는 분석했다.

이날 발표한 결핵에 대한 연례 보고서에서 WHO는 지난해 150만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결핵으로 숨졌는데, 이는 2019년의 140만명보다 증가한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결핵은 이집트 미라에서도 그 증거가 발견됐을 정도로 오래 된 질병으로 역사상 그 어떤 전염병보다 많은 사람들의 생명을 앗아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결핵은 매년 에이즈나 말라리아보다 더 많은 사람들을 숨지게 한다.

WHO는 그러나 2020년 새로 결핵 진단을 받은 사람은 580만명으로 2019년의 710만명보다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결핵을 앓고 있지만 아직 결핵 진단을 받지 못한 사람이 약 400만명에 이를 것으로 WHO는 추산했다. 이는 2019년의 290만명보다 크게 증가한 것이다.

결핵은 폐를 감염시키는 박테리아에 의해 발생하며 결핵에 걸린 사람들의 기침이나 재채기를 통해 전염된다. 세계 인구의 약 4분의 1이 잠복성 결핵 감염을 앓고 있다. 잠복성 결핵 감염자는 박테리아를 갖고 있지만 결핵에 걸린 것은 아니며 전염시키지도 않는다. 결핵 박테리아에 감염됐을 때 결핵에 걸릴 확률은 5~10%이다.

결핵은 조기에 발견되면 치료가 가능하지만, 결핵 박테리아들이 약물에 내성을 갖고 있어 복잡한 치료 노력을 필요로 한다. 이 때문에 과학자들은 결핵 박테리아가 새롭게 나오는 의약품에 대해서도 언제든 내성을 갖게 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결핵 환자가 가장 많은 나라는 인도, 중국, 인도네시아, 필리핀, 나이지리아, 방글라데시,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이다.

"우리는 150만명의 사람들이 목숨을 구할 수 있는 진단과 약물에 접근할 수 없다는 이유로 치료 가능한 결핵으로 숨지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국경없는 의사회의 스티인 데보그라에브 고문은 말했다.

WHO는 결핵 퇴치 노력을 위한 세계적인 투자가 감소하고 있다면서 결핵 감염자 수를 줄인다는 세계의 목표가 점점 더 달성 불가능해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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