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왜 쪼갰나..."글로벌 M&A · 주주가치 제고 목적"

기사등록 2021/10/12 17:04:22

유무선통신 'SK텔레콤'과 반도체·투자회사 'SK스퀘어'로 분할안 주총 통과

[서울=뉴시스]박정호 SK텔레콤 CEO가 12일 본사 T타워 수펙스홀에서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SK텔레콤 제공) 2021.10.12
[서울=뉴시스] 이진영 기자 = SK텔레콤이 1984년 창사 후 37년 만에 유무선통신사업과 새로운 정보통신기술(ICT) 투자사로 나눈 것은 반도체 기업 인수합병(M&A) 활성화, 기업가치 저평가 개선, 미래 성장 동력 확보, 국민주 도약, 주주가치 제고 등 다양한 목적이 깔려 있다.

12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이날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SK텔레콤-SK스퀘어 분할안을 의결, 내달 1일 새롭게 출범할 예정이다.

신(新) SK텔레콤은 인공지능(AI)∙디지털인프라 서비스 회사로 탈바꿈해 지난해 15조원의 연간 매출을 2025년 22조원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3대 핵심 사업인 유무선통신, AI 기반 서비스, 디지털인프라 서비스에 집중할 예정이다.

SK텔레콤 산하에는 유무선통신 사업 등에 시너지를 낼 수 있는 SK브로드밴드, SK텔링크, 피에스앤마케팅, F&U신용정보, 서비스탑, 서비스에이스, SK오앤에스 등 자회사가 속한다.

SK스퀘어는 반도체∙ICT 투자전문 회사로 출범한다. 지금까지 반도체, ICT 플랫폼 사업 투자를 통해 축적된 투자 성공 DNA를 바탕으로 현재 26조원인 순자산가치를 2025년 약 3배에 달하는 75조원으로 키운다는 비전이다.

SK스퀘어 밑에는 SK하이닉스, ADT캡스, 11번가, 티맵모빌리티, 원스토어, 콘텐츠웨이브, 드림어스컴퍼니, SK플래닛, FSK L&S, 인크로스, 나노엔텍, 스파크플러스, SK 텔레콤 CST1, SK 텔레콤 TMT 인베스트먼트, IDQ, 테크메이커 등 16개사가 편제된다.

SK스퀘어는 현재 박정호 현 SK텔레콤 대표이자 SK하이닉스 부회장이 이끈다. SK텔레콤 사명을 계승하는 존속법인은 유영상 이동통신사업 대표가 수장 역할을 할 예정이다.

이번 분할을 기점으로 SK스퀘어는 국내는 물론 글로벌을 무대로 적극적인 M&A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기존에는 SK텔레콤이 투자를 하려면 전기통신사업법 등 규제를 받아야 했지만 신설투자사는 통신 관련 규제에서 자유롭다. 특히 SK스퀘어는 SK그룹의 주력 계열사 중 하나인 SK하이닉스가 날개를 달 수 있도록 미래형 반도체와 혁신기술에 투자하는 데 의욕을 보이고 있다.

특히 박 대표가 SK하이닉스의 부회장이자 M&A 전문가임에 따라 기대가 더욱 높다. 실제로 그는 최근 미국 출장길에 올라 투자자들을 상대로 설명회에 나섰는데, 반도체 분야에서 글로벌 초대형 M&A를 준비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번 분할은 새롭게 진열을 가다듬은 자회사의 기업공개(IPO)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IPO를 준비 중인 회사는 원스토어, ADT캡스, 11번가 등이다. 이들이 통신이라는 굴레로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으나 독립 상장하면 전체 기업가치는 올라가고 사업 활력도 증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대표 통신주에서 국민주로 등극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엿보인다.

SK텔레콤은 이번 분할과 동시에 액면분할을 추진한다. 현재 액면가 500원인 보통주 1주는 액면가 100원인 5주가 된다. 예를 들어 SK텔레콤 주식 20주를 가진 주주는 액면분할로 5배 늘어난 100주를 갖게 되며 6대 4 분할 비율에 따라 존속회사 주식 60주와 신설회사 주식 39주를 갖는다.

SK텔레콤은 액면분할을 통해 소액 주주들의 진입 장벽을 낮추고 그 결과 소액주주 비율이 크게 증가하면 '통신주' 한계에서 벗어나 '국민주'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관측했다. 분할된 두 기업은 내달 29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될 예정이다.

SK텔레콤은 출범하는 존속·신설회사가 대한민국의 ICT 발전에 앞장서고 기업가치를 제고할 수 있도록 지속 노력한다는 방침이다.

박정호 대표는 "회사 분할의 가장 큰 목적은 주주 가치 극대화이며 분할 후 통신과 투자라는 명확한 아이덴티티로 빠른 성공 스토리를 써 나가겠다"며 "지금까지 잘 키워온 포트폴리오 가치를 시장에서 더 크게 인정받고 이를 주주분들께 돌려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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