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인두, 한국적 공간추상의 기수'전 개막
한국 현대미술 1세대 추상화가 하인두(1930~1989)의 작품 세계를 조망하는 전시가 2곳에서 동시에 열린다.
서울 부암동 웅갤러리와 갤러리 라온에서 7일 개막한 '하인두, 한국적 공간추상의 기수'전이다. 국내 미술사에서 중요한 작가임에도 불구하고 잊혀지고 있는 상황속에서 두 갤러리가 사명감을 갖고 준비한 전시다.
갤러리 웅에서는 추상회화, 갤러리 라온에서는 드로잉 종이 작품들(Works on paper)을 선보인다.
웅갤러리 최웅철 대표는 "2곳의 전시 구성을 통해 추상화가 하인두의 자유로운 생각과 창작의 방향과 작품 양식의 발전과정, 작가의 독창적인 예술세계를 엿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개막일인 7일 웅갤러리에서 심포지엄도 열려 하인두 화백의 삶과 예술세계를 학술적으로 조명한다.
한국의 전통과 불교 사상을 기조로 한 비정형의 추상을 선보이며 한국적인 추상화를 실현했다. 당시 유럽에서 유입된 앵포르멜의 영향을 받았으나 작업에 내포된 근본적인 정신은 ‘전통’에서 찾고자 했던 하인두는 추상 회화 속에 불교의 원리를 담아내고자 했다.
하지만 동료들이 해외로 미술세계를 넓혀나갈때 그는 좌절했다. 60년대 이북에서 내려온 친구를 신고하지 않고 재웠다는 이유로 걸린 보안법때문이었다. '국가보안법상 불고지죄'로 큰 곤역을 치르면서, 삶과 인생, 생명과 존재에 대해 깊은 성찰을 하면서 작품도 변화했다.
불교의 탱화 중 하나인 ‘만다라’의 기하학적인 형태와 우주의 흐름과 그 안에 본질을 깨닫고자 하는 불교 사상은 하인두 작업의 주요한 기반을 이룬다. 그는 오방색 뿐 아니라 단청에서 나타나는 조형 효과나 색채 등, 전통적인 기법을 작업에 적용하여 한국적인 추상화풍을 완성했다.
1980년대에 '피안(彼岸)', '밀문(密門)', '묘환(妙環)', '만다라(曼茶羅)' 등 종교를 통한 삶과 우주체계를 독창적으로 개척한 작품들이 제작됐다. 동양의 정신세계를 상징하는 도상안에 잠재된 무한한 추상성에 주목했다. '역동의 빛', '생의 환희', '태양의 상'을 통해 삶의 의지와 기쁨을 노래했고 마지막 시리즈인 '혼(魂)-불빛의 회오리'를 통해 예술의 정점에 올랐다는 평가를 받았다. 전시는 11월6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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