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톰보이 카키색·중간 옵션' 캐스퍼 선택
평소 소박하고 합리적 성품과 군에 대한 애정 반영
직접 비닐벗기고 차 구조와 기능 등 꼼꼼하게 물어
"일자리도 생기고 지역경제 도움되어 감회가 깊다"
문 대통령이 퇴임 이후에도 계속 사용할 목적으로, 직접 온라인 사전예약을 통해 구매한 캐스퍼에는 대통령의 개인 취향과 남다른 애정이 엿보인다.
문 대통령이 구매한 캐스퍼는 중간 옵션에 해당하는 1590만원짜리 '모던'(Modern) 트림이다. 구체적으로 어떤 옵션을 추가했는지 확인되지 않지만, 청와대가 공개한 사진과 영상 등을 보면 내비게이션도 장착되지 않았다.
문 대통령이 '풀 옵션' 차량을 선택하지 않은 것을 두고, 평소 소박함과 합리성을 중시하는 대통령의 개인 취향을 반영한 것이라는 해석이 청와대 안팎에서 나온다.
차량 색상을 두고도 여러 이야기들이 나온다. 문 대통령이 직접 선택한 캐스퍼 외장 색상은 이른바 '국방색'으로도 불리는 '톰보이 카키'색이다. 내장 색상은 다크 그레이·라이트 카키를 선택했다.
6가지 색상으로 제작된 캐스퍼 가운데 톰보이 카키색은 가장 인기가 많은 색상 중 하나로 알려졌지만, 특전사에서 공수병과 폭파병 임무를 수행했던 문 대통령의 군에 대한 남다른 애정이 반영된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문 대통령은 지난 1일 제73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에도 1만4500t급 대형수송함인 마라도함 위에서 육·해·공군 및 해병대가 펼치는 합동상륙작전 '피스 메이커'(Peace Maker) 시연을 주의 깊게 지켜보기도 했다.
그렇지만 문 대통령의 캐스퍼에 대한 애정은 문재인 정부의 '1호' 노사 상생형 지역 일자리 모델인 '광주형 일자리'에서 나온 첫 결과물이라는 데 있다.
문 대통령은 "2012년부터 공약했던 사업이었는데, 긴 시간 동안 노·사·민·정 끈질긴 대화 끝에 사회적 대타협으로 광주형 일자리가 생겨나고, 자동차 완성차 공장이 우리나라에 십수 년 만에 처음으로 다시 생긴 것"이라며 "많은 일자리도 생기고 지역경제에도 도움이 되고, 새 차가 출고되었으니 감회가 깊다"고 의미를 되새겼다.
한편 전날 청와대 경내에서 이뤄진 캐스퍼 인수식 및 시운전은 시종일관 훈훈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문 대통령은 여 매니저에게 차량 설명을 들으면서 "보닛 버튼이 어디있죠"라고 직접 묻기도 했다. 또 차량용 안전 삼각대나 주행 중 펑크가 났을 때 사용하는 '타이어 리페어킷(Repair kit)' 등 비상용품도 직접 확인했다.
문 대통령은 차량 내부의 비닐을 직접 제거한 뒤, 조수석에 부인 김정숙 여사를 태우고 청와대 경내를 시운전했다. 문 대통령은 시운전 뒤 "내부도 경차라는 것에 비하면 상당히 공간이 넓고, 높이가 높아서 좋다"며 승차감 등에 만족을 표했다. 동승한 김 여사도 "오랜만에 남편 운전하는데 같이 타니까 재미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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