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EU, 美·中 갈등 국면 마음맞는 파트너…협력 무궁무진"

기사등록 2021/10/01 18:47:55 최종수정 2021/10/01 21:21:16

유럽 한국국제교류재단 한국석좌 보고서

"EU, 협력 관계 다변화·한국 등 미들파워 협력 강화"

"규칙 기반 질서 ·다자주의· 민주주의 등 기본원칙 공유"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020년 6월 30일 청와대 충무실에서 유럽연합(EU)의 샤를 미셸 정상회의 상임의장,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과 화상 정상회담 발언을 하고 있다. 2020.06.30. dahora83@newsis.com
[런던=뉴시스]이지예 기자 = 한국과 유럽연합(EU)이 미국과 중국의 경쟁 국면에서 같은 우려와 가치를 공유하는 '전략적 파트너'로서 협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권고가 나왔다.

유럽의 한국교류재단(KF)-브뤼셀자유대학(VUB) 코리아체어(한국석좌)는 30일(현지시간) 발간한 'EU의 인도태평양 전략 : 한국과의 협력 전망'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이 같이 제언했다.

KF-VUB는 "EU와 한국이 외교 정책 수립시 인접한 이웃들을 우선하긴 하지만 양측은 규칙 기반 국제 질서, 다자주의, 민주주의 같은 글로벌 정치의 여러가지 기본 원칙에 대한 강한 전념을 공유한다"며 "인도태평양 지역에 대한 EU의 관심 증대로 한-EU 전략적 파트너십을 위한 기회의 창이 조성됐다"고 밝혔다.

KF-VUB는 "EU의 전략은 미중 지정학적 경쟁이 심화함에 따라 역내 이익 실현을 위해 협력 관계를 다각화하고 '미들파워'(중견국)들과 협력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명확히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EU는 인도태평양 문제에 대해 미국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지만 중국과의 '극단적 경쟁'이라는 미국의 접근법에 완전히 발맞추고 있지는 않다"며 "이런 관점에서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인도, 일본, 한국 등 역내 다른 행위자들과의 협력관계 투자를 특히 중시한다"고 강조했다.

KF-VUB는 "한국은 현재로선 (미국이 주도하는) 인도태평양이라는 용어를 받아들이는 데 주저하고 있다. 이 개념이 본질적으로 반중이라는 인식이 크기 때문"이라며 "한국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섬세한 균형 잡기를 하고 있으며 역내 미중 경쟁의 늪에 빠져들길 원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KF-VUB는 "EU는 영토 밖에선 중국의 영향력에 대응할 정치적 힘이 부족하기 때문에 일대일로(중국의 대외 전략 사업)가 인도태평양 내 중국의 영향력을 지나치게 강화하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한국 같은 유사 입장국과 협력해야 할 이유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동시에 중국은 EU와 한국 모두의 중요한 경제적 파트너이자 기후변화, 북한 핵무기 프로그램을 둘러싼 외교 등 EU와 한국이 모두 관심을 갖고 있는 이슈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런 의미에서 한국과 EU는 중국의 영향력 확대에 대해 균형을 잡는 것 뿐만 아니라 미중 사이 긴장 고조 역시 예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KF-VUB는 한국과 EU가 사이버 보안, 녹색 성장 등의 분야에서 협력하고 있지만 양쪽 모두 파트너십 확대를 원한다고 설명했다.

KF-VUB는 ▲정기적인 대화를 통한 보건협력 강화 ▲보건 분야 연구개발 협력 확대 ▲자유롭고 안전한 사이버공간을 위한 인터넷 거버넌스 협력 ▲디지털 기술 관련 공동 연구 ▲해양 안보 협력 등을 권장했다.

또 한국과 EU 모두 관계 강화를 꾀하고 있는 아세안을 놓고도 양자 대화와 사업 조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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