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및 중기 경제 전망' 보고서서 예상
올해 민간소비 3.0%↑…백신·지원금 효과
수출 20.3% 증가…물가상승률 2.1% 점쳐
내년 성장률 3.0%…취업자 수 26만명 전망
2021~2025년 잠재성장률 2.2~2.3% 수준
[세종=뉴시스] 박영주 기자 = 우리 경제가 수출 증가세와 민간소비 회복세에 힘입어 올해 4.1% 성장할 거라는 전망이 나왔다. 4년 뒤인 2025년에는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처음으로 4만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측된다.
3일 국회예산정책처가 발표한 '2022년 및 중기 경제 전망'에 따르면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4.1%를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경제회복세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면서 수출과 설비투자의 증가세가 유지되고 민간소비가 증가할 거라는 판단이다.
예정처의 성장률 전망은 국제 신용평가사(4.0%), 한국은행(4.0%), 경제협력개발기구(OECD·4.0%)보다 높은 수준이며 국제통화기금(IMF) 4.3%, 우리 정부 전망치 4.2%보다는 낮다.
특히 백신 접종 확대, 취업자 수 증가, 정부 정책 지원 등으로 지난해 5.0% 쪼그라들었던 민간소비가 올해는 3.0% 성장할 것으로 봤다. 최근 코로나19 4차 확산세가 지속하고 있지만, 상생 국민지원금(재난지원금), 상생 소비지원금(카드 캐시백) 등 정부 정책과 백신 접종이 맞물려 민간소비가 반등할 거라는 분석이다.
설비투자는 세계 경기회복에 따른 수출 호조 등으로 지난해보다 9.8% 증가세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계류 투자는 비대면 경제활동 확산에 따른 수요 증가로 주요 반도체 업체들의 대규모 설비 증설이 이어지면서 투자가 증가하고 있고 운송장비도 자동차 수출 호조, 신규 조선 수주량 증가 등의 영향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올해 수출은 생산과 투자를 위한 해외수입 수요가 확대됨에 따라 전년보다 20.3% 증가할 것으로 봤다. 실제 수출 증가세는 올해 들어 지속되는 추세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9월 수출은 558억3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16.7% 증가했다. 추석 연휴로 조업일수가 전년보다 2일 부족했지만, 무역 통계가 집계된 1956년 이래 65년 만에 최고치를 달성한 셈이다.
지난해 21만8000명 감소한 취업자는 올해 22만5000명 증가할 것으로 관측된다. 코로나19 4차 확산으로 경제활동 제약이 여전하지만 백신 보급 확대와 경기회복세 지속 영향으로 완만한 회복세가 유지될 거라는 게 예정처의 설명이다.
소비자물가의 경우 농축수산물 물가의 상승세는 둔화되지만 서비스 물가와 에너지 물가의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2.1%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정부가 발표한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1.8%)나 한국은행의 물가 안정 목표(2.0%)를 웃도는 수준이다.
아울러 예정처는 내년 우리 경제가 3.0%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정부가 발표한 내년 성장률 전망치와 비슷한 수준이다. 특히 민간 소비는 3.3%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소득여건 및 고용상황이 개선되고 백신 접종 확대로 소비 활동 및 소비심리가 완만하게 개선될 거라는 전망이다.
설비투자는 3.5% 늘어날 것으로 점쳤다. IT 부문 투자수요 지속과 함께 비IT 부문의 친환경·신재생에너지 관련 투자가 확대될 거라는 시나리오다. 수출은 올해 높은 수출증가율에도 불구하고 내년에도 양호한 증가세를 유지하면서 4.2%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 취업자 수는 경기회복과 서비스 소비 활동 회복에 대한 대면 서비스업 고용 개선 등의 영향으로 올해보다 26만 명 증가할 전망이다. 다만 새로운 변이바이러스 출현이나 백신 접종 속도 등의 요인에 따라 대면 서비스업 취업자 수 전망치의 상·하방 변동 폭이 커질 수도 있다.
소비자물가는 민간소비 개선에 따라 서비스 물가 상승세가 확대되나 국제유가 안정 등으로 1.6% 상승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내년 중에는 고등학교 무상교육 시행에 따른 고등학교 납입금 하락 효과가 소멸하고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에 따른 의료비 지원 효과도 점차 축소될 것으로 봤다.
1인당 GDP는 올해 3만5000달러로 지난해(3만1637달러)보다 10.6%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1인당 GDP는 2018년 3만3429달러였으나 2019~2020년 경제성장률 둔화와 원화 가치 약세로 하락했다. 하지만 내년에는 올해보단 4.6% 상승한 3만6600달러 내외 수준으로 예상된다. 또 2025년에는 1인당 GDP가 사상 처음 4만 달러에 진입이 가능할 것으로 봤다.
이 같은 전망은 우리 경제가 2025년까지 연평균 2.8%의 성장을 지속하고 환율이 달러당 1134원을 유지하면서 GDP디플레이터(국민소득에 영향을 주는 종합적인 물가지수)가 1.3% 내외를 유지한다는 전제를 바탕으로 한 것이다. 우리 경제가 1인당 GDP 4만 달러 진입에 성공한다면 2017년 3만1605달러로 3만 달러를 달성한 이후 8년이 걸리는 셈이다.
2021~2025년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은 연평균 2.2~2.3%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보인다. 잠재성장률은 한 나라의 경제가 보유하고 모든 생산요소를 사용해 물가 상승을 유발하지 않으면서도 최대한 달성할 수 있는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의미한다.
우리나라의 2001~2005년 잠재성장률은 5.1%였으나 2006~2010년 4.3%, 2011~2015년 3.1%, 2016~2019년 2.7%로 꾸준히 하락해왔다. 2000년대 들어 노동인구의 고령화, 근로시간 단축 등으로 노동 투입이 정체된 가운데 기업투자가 부진하고 총요소생산성이 저하된 데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예정처는 코로나19 이후 노령층의 경제활동 참여 제고와 기저효과에 따른 고용 증가, 견실한 투자 확대 등으로 성장세가 회복되면서 가파른 잠재성장률 하락 추세가 완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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