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익갤러리, 차영석 개인전…"운동화, 신지 말고 보세요"

기사등록 2021/09/29 06:01:00 최종수정 2021/10/27 16:38:10
[서울=뉴시스] 이화익 갤러리 차영석 개인전.2021.9.28.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그림이 된 운동화, 욕망의 시험대에 올랐다.

'연필 세밀화'로 유명한 차영석 작가가 운동화로 돌아왔다. '그냥 운동화'가 아니라 스니커즈(sneakers)로 불리는 '명품 신발'이다. 트렌드세터(Trend Setter)라면 한개쯤은 소장각인 운동화들이 캔버스에 새겨져 또다시 소유욕을 자극한다.

서울 송현동 이화익갤러리는 차영석 작가의 14번째 개인전을 오는 10월6일부터 선보인다. 2018년 이 화랑 전시 후 3년만에 여는 전시다.

차영석 작가는 흔한 일상의 사물들을 아주 세밀하고 화려하게 부활시키는 화가다. 이번 전시에는 발렌시아가, 샤넬 등 명품 운동화 76점과 그의 대표작인 '매 연작' 4점을 함께 공개한다.

'비싼 신발'들이 즐비한전시장은 그야말로 '운동화 매장'같다.

몇 년 전부터 운동화에 꽂혔다는 작가는 여전히 지루하게 반복한 세밀화의 마력을 뽐낸다.

운동화는 한 땀 한 땀 만드는 장인 정신으로 완성했다.

연필에 집중하던 작업 방식에서 벗어나 컬러펜 아크릴 등 재료를 확장했다. 손맛에 다양한 연장이 더해지니 화려해졌다.  실제 운동화의 색감 뿐 아니라 질감까지도 극사실적으로 묘사했다. ‘운동화’가 일상의 파편이자 미적인 대상이라는 것을 더욱 부각시켰다.

"운동화는 단순한 수집품이 아니에요. 개인 욕망의 발현 일 뿐 만 아니라 개인이 속한 시대와 사회의 모습을 반영하죠."

‘운동화’는 일상적인 소모품이지만, 요즘 시대는 '재테크'와 '컬렉션'의 경지에까지 이르렀다. '운동화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고가의 수집 아이템으로써 취미생활이자 동시대의 트렌드를 담고 있는 상징적인 산물이기도 하다.

일상 사물이 그림이 되면 존재감이 달라진다. 발렌시아가 운동화 그림은 진짜 운동화 가격보다 3배 정도 비싸다. 35 x 50 cm 크기 운동화 그림은 300만원이다. 신발은 닳아 감각상각 하지만 신발 그림은 반대다.

[서울=뉴시스] 차영석 개인전. 세밀하게 입체적으로 완성한 운동화 그림 부분.
[서울=뉴시스] 차영석 개인전, An Elegant Endeavour_262, 2021. Pencil, colour pen, acrylic gouache and coffee on Korean mulberry paper, 35 x 50 cm.
[서울=뉴시스] An Elegant Endeavour_165, Pencil and gold colour pen on black paper, 108.5x78.5cm, 2019

이번 개인전에는 2019년에 제작되었던 '매 연작'도 전시한다.  매 연작은 재현의 의미보다 작가의 특징인 세밀하게 선묘하는 독창적인 화풍이 잘 드러난다. 기존에 벽에 걸었던 설치 방법이 아닌 병풍 형태로 제작했다.  평면 작품에서 입체 작품으로 변환되어 새로운 관점으로 작품을 바라보게 된다.

이화익갤러리 이화익 대표는 "차영석 개인전은 서로 다른 것들이 융합되어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낸다는 ‘매시업’의 사전적 용어처럼 고전미를 느낄 수 있는 작품(매 연작)과 동시대의 트렌디함을 보여주는 작품(운동화)이 한 전시장에서 어우러져서 새로운 감각을 일깨우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전시는 10월26일까지.

[서울=뉴시스] 이화익갤러리 차영석 개인전 전시 전경.2021.9.28. phot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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