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 17일 학교 정문 대자보에 부착
"진실 밝힐 것" 해명…훼손된 채 발견
공동행동, "학생들 성희롱" 의혹 제기
일부제자들, 기자회견 열고 의혹 반박
23일 뉴시스 취재에 따르면 서울 마포구 홍대 정문 앞에는 홍대 미대 A교수가 지난 17일 부착한 대자보가 훼손된 채 바닥에 떨어져 있었다.
당초 A교수가 작성한 대자보는 일부 홍대 미대 학생들이 작성한 'A교수 규탄 연대입장문' 옆에 나란히 붙어있었지만 부착 엿새 만에 A교수의 입장문만 훼손된 채 방치된 것이다.
이날 홍대 정문 앞에서 만난 주차장 관리인은 "사람들이 지나가면서 대자보를 많이 본 것 같은데 누가 훼손했는지는 모르겠다"며 "추석 연휴 때 3일 동안 문을 닫아놨는데 그때 훼손한 것 같다"고 말했다.
훼손된 채 발견된 A교수의 대자보와 달리 처음 그 자리에 그대로 붙어있는 'A교수 규탄 연대입장문'에는 학생들의 입장을 지지하는 다른 학생들의 포스트잇이 붙어 있었다. 학생들은 '멈추고 다들 분노하라', '응원하고 연대하고 지지합니다', '지지합니다' 등의 문구들을 적었다.
A교수의 성희롱 등 의혹이 제기되면서 피해를 주장하는 학생 측과 결백을 주장하는 교수 측의 공방이 이어지는 가운데 교수의 해명에 반발하는 일부 학생들이 A교수의 대자보를 일방적으로 훼손한 것으로 보인다.
A교수는 해당 대자보에서 "제가 성희롱과 폭언을 했다고 주장하더니 이제는 느닷없이 성추행을 했다고 주장한다"며 "증언과 증거가 있다고 하는데 그럼 얼른 수사기관에 고발하고 증거를 제출하라. 법정에서 진위를 가리는 것이 훨씬 빠르고 편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법정에 갈 자신이 없으니 서명을 받고 기자회견을 하는 등 여론 몰이를 하는 것 아니냐"며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저는 어느 누구에게도 성희롱이나 성추행을 하지 않았고, 상대가 그렇게 느낄 만한 행동도 결코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A교수는 "경찰이든 검찰이든 국가인권위원회든 저를 부르는 곳이라면 어디라도 달려가 정직하게 모든 사실을 말하겠다"며 "공동행동이 허위사실을 유포한 행동에 대해 사과하지 않으면 내 이름과 얼굴을 공개하고 진실을 밝히기 위한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공동행동 측은 지난 8일과 16일 홍대 정문 앞에서 두 차례 기자회견을 열고 A교수가 자신이 가르치는 학생들을 상대로 성희롱 및 인권유린을 자행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두 번째 기자회견에서는 A교수가 피해자 색출을 위해 제3자에게 연락을 하는 등 2차 가해를 하고 있다고도 했다.
그러나 공동행동 측의 첫 번째 기자회견 이후 자신을 A교수의 제자들이라고 밝힌 학생 17명은 같은 장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동행동 측의 의혹 제기는 모두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이후 A교수도 본인을 향한 성희롱 및 폭언 의혹들은 모두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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