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비대위, 국회 앞 분향소 설치 시도
경찰관 30여명 현장에 배치…강제해산 명령
비대위 측 "서울시에 문의…답변 못 받았다"
서울시 "담당 부서들에 들어온 문의 없다"
경찰은 자영업자 비대위 측의 분향소 설치 시도를 방역수칙 위반에 해당하는 불법 행위로 판단하고 저지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김기홍 자영업자 비대위 공동대표 등 관계자들은 16일 오후 2시께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앞에 최근 극단적 선택을 한 자영업자들을 기리기 위한 분향소 설치를 시도했다.
그러나 현장에 나온 경찰관 30여명은 김 공동대표 등의 분향소 설치를 막았다. 김 공동대표 등은 '왜 설치가 안 되느냐'는 취지로 따지며 경찰관들과 잠시 실랑이를 벌였지만, 경찰은 국회 앞 분향소 설치가 불법이라며 조화 배달 차량이 진입하지 못하도록 통제했다.
결국 조화 배달 차량은 다음 배달 일정을 위해 현장을 떠났고, 김 공동대표는 국회 앞이 아닌 다른 곳에 기습적으로 분향소를 설치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김 공동대표는 "설치 장소를 국회 앞으로 정한 이유는 국회의원들에게 국민들이 죽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직접 전하기 위해서였다"라며 "경찰은 1인 분향소 설치도 불법이라고 하는데 반드시 따져봐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서울경찰청에서 분향소 설치를 막으라는 지시가 내려왔다고 들었다"며 "장례식장은 불법이 아니지 않느냐. 1인 차량 시위도 방역법 위반, 집시법 위반이라고 범법자 취급하는데 자영업자라는 이유로 분향소 설치도 막혔다. 우리를 집단위험물로 분류하는 것 자체가 (정부가) 자영업자들을 어떻게 취급하는지 드러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공동대표는 "자체 조사에 의하면 1인 분향소 정도는 설치해도 된다는 것이 우리의 판단"이라며 "경찰이 불법이라고 통보한 부분에 대해서는 추후 따져보겠다. 국회 앞에서는 일단 해산하고 경찰이 모르는 장소에 다시 분향소를 설치하고 공지하겠다"고 말했다.
자영업자 비대위 측은 이틀 전 서울시에 분향소 관련 문의를 했다고 이날 밝혔지만 서울시 측은 접수한 문의가 없다는 입장이다.
자영업자 비대위 측은 이날 다른 위치에 분향소를 설치할 예정이지만 경찰은 끝까지 차단하겠다는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국회 앞에 분향소를 설치하는 행위 자체가 감염병예방법을 위반할 소지가 있고, 국회로부터 100m 이내 지역은 집회 금지 지역"이라고 말했다.
이어 "관리청의 허가 없이 도로 앞에 (분향소를) 설치하게 되면 도로교통법 위반에도 해당할 수 있다"며 "정부의 거리두기 정책에 항의하기 위한 정치적 목적인 만큼 사람들의 결집을 차단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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