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권리 존중"은 이미지 개선하고 서방 지원 끌어내려는 위장 불과
지난달 15일 수도 카불을 점령하면서 아프간을 재장악한 탈레반은 여성 역시 남성과 다를 바 없이 아프간의 똑같은 구성원으로 아프간 사회를 위해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러한 말은 탈레반이 과거와 달라졌음을 알리기 위한 선전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탈레반이 새로 발표한 아프간 내각은 남성들만으로 구성됐다. 여성 권리 신장을 위한 여성부는 폐지됐다. 대신 '권선징악부'가 부활됐다. 권선징악부는 과거 탈레반 정권에서 채찍을 휘두르는 남성 순찰대를 통해 종교 경찰의 노릇을 했던, 악명높은 여성 탄압의 상징이었다.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이 뱔표한 영어 번역본 내각 구성안에는 이러한 권선징악부 부활이 빠져 있었다.
이슬람 율법 샤리아의 엄격한 해석을 고집하는 탈레반은 과거 서방 세계를 충격에 빠트렸던 부르카 착용 강요, 음악 등의 교육 금지, 남녀 간 사교 금지 등을 다시 부활시키려 하고 있다. 이는 남성과 동등한 권리를 주장하는 여성 시위대에 대한 공격, 기자들의 억류과 구타 등으로 이미 나타나기 시작해 아프간 사회에 공포를 부활시키고 있다.
하카니 장관이 여성들이 대학에서 강의를 들을 수 있다고 인정한 것은 물론 과거 탈레반 집권 당시에 비하면 변화된 모습이다. 그러나 이는 탈레반이 재집권 후 절실히 필요로 하는 아프간 재건을 위해 필요한 외부 지원을 의식한 위장 전술일 뿐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변화하지 않은 탈레반의 모습에 아프간 여성들의 절망은 커져만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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