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행동 "학생들 상대 인권유린 자행" 주장
제자 17명이 반박…"근거 없이 왜곡된 내용"
교수, 첫 입장 표명…"성희롱 등 다 사실무근"
"직접 한 행동은 하나도 없어…곧 입장 발표"
13일 홍익대 미대 A교수는 뉴시스에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심정이 복잡하다"면서도 "갑질과 폭언, 성희롱은 모두가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전했다.
A교수는 "오늘 제자들이 (지지) 대자보를 낸 것을 봤다. 고맙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다"며 "제가 그동안 침묵을 지켜온 것은 저쪽에서 피해를 주장하는 학생들도 저의 제자들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혹시라도 (피해를 주장하는 학생들이) 저의 반박으로 상처를 받게 되지 않을까 염려했기 때문"이라며 "그리고 혹시라도 제가 실수한 것은 없었는지 다시 꼼곰하게 기억을 되짚어보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A교수는 "하지만 정말로 갑질과 폭언은 물론이고 성희롱 부분까지 모두가 전혀 사실무근"이라며 "피해를 주장하는 학생들의 말 가운데 실제로 제가 한 말이나 행동은 하나도 없다. 모두 명확하게 해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A교수는 "제자들이 (지지하는) 대자보까지 붙이는 마당이니 이제 저도 가능한 빨리 제 입장을 정리해서 공개적으로 밝히려고 한다"며 "늦어도 이번 주 수요일까지는 어떤 형식으로든 모든 상황에 대해 말씀을 드리겠다"고 말했다.
이들이 취합한 피해 자료에는 A교수가 'N번방 사건'이 화제가 됐을 당시 한 여학생에게 "너는 작가 안 했으면 N번방으로 돈을 많이 벌었겠다"는 발언을 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또 A교수는 사석에서는 학생들에게 "너는 아무 것도 모른다는 눈으로 쳐다보면서 사실은 제일 밝힐 것처럼 생겼다" 등의 발언을 하거나, "너는 언제가는 나랑 XX를 하게 될 것 같지 않느냐"며 자신과 같은 영향력을 가진 사람과 잠자리를 가져야 성공할 수 있다며 성관계를 강요한 사례도 있다고 한다.
이 외에도 A교수는 "못생긴 애들은 보면 토가 나와서 얼굴도 못 쳐다보겠다", "XX는 진짜 패주고 싶다. 멘트가 구타를 유발한다" 등과 같은 발언을 하면서 학생들을 차별하고 인격을 모독했다고 주장했다. 공동행동 측은 학교 측에 A교수의 영구 파면 등을 요구했다.
이후 자신들을 A교수의 제자라고 밝힌 학생들 17명은 이날 오전 같은 장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동행동 측의 주장은 모두 왜곡된 내용이라고 반박했다.
이날 학생들은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공동행동에서 밝힌 대다수의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물론 우리가 알지 못했던 A교수의 잘못이 있다면 숨김 없이 모두 밝혀야 하겠지만 지금처럼 거짓과 선동에 휩쓸려 명확한 진실 없이 A교수를 떠나게 하고 싶지는 않다"고 전했다.
학생들은 "A교수 강의에는 항상 청강생이 넘쳤고 같은 수업을 두 학기, 세 학기 다시 듣는 학생들도 많았다"며 "공동행동의 주장대로 폭언과 성희롱이 난무했다면 어떻게 그동안 참을 수 있었겠느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A교수의 비판이 때로는 혹독하기도 했지만 어디까지나 작업과 작품에 대한 비난이었다"며 "인생 선배의 투박한 가르침이었을 뿐 당시 '패주고 싶다' 등과 같은 발언을 들은 학생 당사자도 웃음을 터뜨리는 등 불쾌한 상황이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A교수도 자신의 입장을 명명백백하게 직접 표명하시기를 바란다"며 "(공동행동은) 실제로 A교수가 잘못된 행동이나 발언을 했다면 어떤 상황에서 어떤 일이 있었다는 것인지 명확한 근거를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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