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의원직 사퇴 배수진에도 반전 실패
정세균, 개혁 추미애 선전에 밀려 4위 하락
이 지사는 11일 대구 인터불고호텔에서 열린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발표된 경선 누적 투표 결과 전체 9만2793표 중 2만7046표를 얻어 53.88%로 1위를 차지했다.
지난 주말 있었던 충청권 경선과 이날 대구·경북에서 대세론을 입증한 이 지사는 경선 후 기자들과 만나 "기대했던 것 이상의 지지를 보여주셨다"고 밝혔다.
이 지사는 64만명의 1차 국민선거인단의 표심이 공개되는 1차 슈퍼위크에서도 과반 득표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는 "기대는 한다. 그렇게 됐으면 좋겠다고 소망하고 있기는 한데 결과는 알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쉬운 점도 있다. 경북 안동이 고향으로 TK 출신인 이 지사는 압승을 기대했으나 과반 득표에 그쳤기 때문이다. 이 지사는 대구·경북 지역 선거인단 투표에서는 51.12%를 얻어 충청권 경선 결과와 비슷한 수치를 보였다.
이와 관련해 이 지사는 "당의 기존의 세력 관계를 무시할 수 없는 측면이 있다"며 "추미애 후보께서 다른 지역보다 좀 많이 받으신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많은 선거인단이 남아 있어 이건 극히 일부"라고 강조했다. 추 전 장관이 약진하면서 이 지사의 득표율을 잠식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추 전 장관은 이날 대구·경북 선거인단 투표에서 14.84%로 3위에 올랐다. 누적 투표 결과 종합순위에서도 8.69%로 3위를 차지해 정세균 전 총리를 앞질렀다.
대구 출신인 추 전 장관은 'TK 메리트'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고발 사주 의혹 반사 효과를 톡톡히 누린 것으로 보인다.
윤 전 총장의 고발 사주 의혹 사건이 검찰 권력 남용 문제를 부각시키면서 연일 검찰개혁에 강성 메시지를 던진 추 전 장관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그의 개혁성이 친문 권리당원들의 지지를 이끌어냈을 것으로 보인다.
추 전 장관은 이날 정견발표에서도 "국민과 언론을 향해 호통치고 겁박하던 윤석열을 봤다. 폭군이 따로 없었다"며 "정치검찰들은 수사권과 기소권으로 권력을 노렸다. 연성쿠데타, 검찰쿠데타"라고 '검찰개혁'에 메시지의 초점을 맞췄다.
합동연설회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윤 전 총장 건이 영향을 줬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본다. 개혁이라는 건 강한 기득권의 저항에 부딪히는데 그것을 돌파해낼 수 있는 결단력과 추진력이 갖춰져야 한다. 아무나 할 수 없다"고 밝혔다.
호남 출신인 이 전 대표로서는 TK가 출신인 이 지사와 추 전 장관의 득표력에 밀릴 수밖에 없다. 이를 감안한 듯 이 전 대표는 "걱정했던 것보다 조금 더 나았던 것 같다"면서도 "아직 많이 부족하다. 남은 일정에 계속해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캠프에서도 여러 제약에 비해서는 기대보다 나은 성과를 거뒀다고 자평했다. 이낙연 캠프 오영훈 수석대변인은 "대구·경북 경선에서 변화를 감지할 수 있었다"며 "배수의 진을 친 이낙연 후보는 대구·경북에서 상당히 선전했다"고 자평했다.
당초 이 지사, 이 전 대표와 함께 '빅3'로 꼽혔던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TK 경선에서 3.60%라는 아쉬운 성적을 거두며 누적 득표율 6.24%, 4위로 밀려났다.
정 전 총리는 기자들과 만나 "아무래도 이 지역 출신 두 분이 좋은 성적을 낸 것 같다"며 "작년에 와서 고생도 해서 알아봐주실까 했는데 성과가 없었던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정세균 캠프는 조직력이 영향을 미칠 수 있는 1차 선거인단에서는 유의미한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민주당은 12일 강원에서 지방 순회 경선을 갖는다. 이날은 강원 지역 권리당원과 대의원의 투표 결과와 함께 64만명의 선거인단의 표심이 공개된다.
3연승으로 파죽지세를 이어가고 있는 이 지사가 1차 슈퍼위크에서도 과반 승리를 거둘 경우 대세론이 굳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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