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팩 명가' 진코스텍 증설완료…"물류 리스크 거뜬"

기사등록 2021/09/09 08:00:00 최종수정 2021/09/09 10:17:12

한류 화장품 바람·코시국 홈케어로 성장

역대 실적 후 주춤…'한진해운 물류대란'

안산 공장증설 완료·코스닥 이전상장 준비

[서울=뉴시스]김임준 진코스텍 대표가 경기 안산시 사무실에서 뉴시스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이승주 기자 = "세계적으로 유럽은 색조, 미국은 크림, 일본은 에센스, 하지만 한국하면 딱히 떠오르는 화장품이 없었는데 마스크팩이 한류 화장품을 이끈 셈이다. 마스크팩이 한국에서 태동했다는 사실조차 아는 사람이 별로 없는데, 이제 코로나 시국에 홈케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에스테틱 기업 진코스텍(250030)의 김임준 대표는 지난 1일 경기 안산시 사무실에서 진행한 뉴시스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마스크팩에 대해 이 같이 말했다. 김 대표는 국내에서 마스크팩이 단 몇 천 장 유통되던 1990년대 후반 개발자로 활동하던 '초창기 세대'다.

김 대표는 "여성들이 화장할 때 기초 5종을 바르는데 이것을 팩 1개로 대신할 수 있을까 처음엔 긴가민가 했다. 간편하고 피부 흡입력이 좋아 점점 수요가 늘었다. 과거에 세계 시장에서 한국 화장품은 딱히 내세울 강점이 없었는데 마스크팩이 주목을 받으면서 역으로 부각됐다. 품질은 좋은데 일본 제품보다 가격이 저렴하다는 점에서 한류 바람을 일으켰는데 그 중심에 마스크팩이 있었다"고 회상했다.

[서울=뉴시스]진코스텍이 지난 7월 경기 안산시에 증설을 완공한 공장과 사무동 전경


개발자였던 김 대표는 지난 2010년 진코스텍을 설립, 현재까지 운영해왔다. 진코스텍은 그중 하이드로겔 마스크팩을 필두로 에스테틱 제품의 OEM(주문자 상표부착)·ODM(제조자 개발생산)기업이다. 그는 "섬유공학을 전공한 원단 전문가란 점을 살려 피부에 더 좋은 시트로 계속 발전시켰다. 여러 제품 중 하이드로겔 제품이 저희 효자 상품"이라고 소개했다.

20여년이 지난 현재 마스크팩은 아시아를 넘어 세계적으로 두루 사용하는 제품이 됐다. 그는 "매달 중국에서만 7억장, 전세계로 수십 억장이 팔리는 시장으로 성장했다. 초반에 한국기업이 중국에 주로 진출했지만 전세계적으로 저변이 확대되면서 저희도 수출 비중을 다각화하고 있다. 현재 유럽과 미국 수출 비중이 절반을 넘는다"고 말했다.
 
최근 미용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데다 코로나 시국에 비대면 수요가 늘어나면서 마스크팩은 '코시국(코로나 시국) 에스테틱' 제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이에 진코스텍은 코로나 사태가 확대된 지난해 오히려 창사 이래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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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매출액은 하이드로겔 수출 물량이 증가하면서 전년 대비 18.98% 늘어난 268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39억원, 21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97.51%, 268.24% 증가했다.

김 대표는 "마스크팩이 홈케어가 가능한 제품이다보니 코로나 시국이라고 사업에 타격을 입지 않았다. 작년에 오히려 수출량이 늘면서 캐파(Capa·생산능력)부족에 시달렸을 정도"라며 "하청을 주면 기술이 유출되는 부작용이 있더라. 글로벌 회사로 거듭나려면 물량이 나와야 한다고 보고 공장을 증설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에 진코스텍은 지난해 7월 경기 안산시 한국산업단지공단에 대지 약 5000㎡ 규모로 착공, 지난 7월에 공장 및 부대시설을 완공했다. 하지만 코로나 시국에도 실적 강세를 보이던 진코스텍은 올 상반기에 접어들어 주춤했다. 실적 하락 원인으로 '물류대란'을 꼽았다.

그는 "다국적 기업에 수출할 때 컨테이너 선에 실어 보내는데 한진해운 사태로 선적이 어렵게 됐다. 외국 선사들이 한국에서는 배 하나를 다 채우지 못한다며 '한국 패싱'을 하더라. 물론 국내에 현대상선도 있지만 급한 반도체 위주로 싣다 보니 마스크팩은 밀려났다. 느린 배송으로 상반기 실적이 전년 대비 저조해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물류대란이 단기 리스크인 만큼 곧 해소된다면 이번에 캐파 증설의 힘을 받아 실적은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 올해보다 내년 실적이 더 좋을 것"이라며 "다만 이번 일로 예기치 못한 대란에 대비해야겠다고 느꼈다. 국내 내수 기반을 키우고 내실을 다지는 하반기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진코스텍은 코스닥 상장 전 단계 차원에서 2019년 11월 코넥스에 상장했다. 그는 "코넥스가 투자자 입장에서 진입장벽이 높다는 점에서 거래량이 많지 않다. 자금조달에 아쉬움이 많아 이전상장을 준비 중"이라며 "현재 코스닥에 상장할 수 있는 면모는 갖췄지만 올초 물류대란을 겪은 만큼 시장에서 제대로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시점을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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